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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

지방선거 앞둔 현역 선출직, 군민의 행복보다 재선이 먼저여선 안 된다

박문희 기자 입력 2026.03.23 11:05 수정 2026.03.23 11:06

예비후보 등록 뒤 선거운동 나선 현역들… 군정 현안·민원보다 개인 정치일정 우선 비판남은 임기 끝까지 군민과의 약속 지키는 책임감이 현역 평가의 기준이 돼야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현역 선출직을 바라보는 군민의 시선이 무겁다.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선거운동에 나선 현역, 출마 여부를 저울질하는 현역, 남은 임기 동안 군정 현안과 민원 해결에 집중하는 현역이 뒤섞인 가운데 군민이 던지는 질문은 분명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다음 선거를 위한 움직임이 아니라 군민과의 약속을 끝까지 지키는 책임이 아니냐는 것이다.

법적으로 예비후보 등록 뒤 선거운동을 하는 일 자체를 문제 삼긴 어렵다. 공직선거법이 정한 범위 안의 정치 활동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도적 허용이 곧 군민의 공감을 뜻하진 않는다. 현역 선출직이 임기 중반도 아닌 임기 말까지 군민의 세금으로 직무를 수행하면서도, 정작 행정 현안과 민원보다 선거 행보에 더 무게를 싣는 모습은 곱게 비치기 어렵다.

신인 후보에게 얼굴 알리기는 생존의 문제일 수 있다. 하지만 현역은 다르다. 현역은 새로운 약속으로 평가받는 자리가 아니라, 지난 임기 동안 무엇을 했는지로 평가받는 자리다.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구호와 명함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남은 임기 동안 얼마나 성실하게 군민의 삶을 돌봤느냐다. 현역의 경쟁력은 선거운동의 속도가 아니라 공적 책임의 무게에서 나와야 한다.

특히 군 단위 지역에선 현안 하나, 민원 하나가 주민 삶에 직접 닿는다. 농업, 복지, 지역경제, 교통, 인구감소 같은 문제는 선거 일정과 무관하게 매일 이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현역이 군민의 행복보다 자신의 안위와 영달을 앞세운다면, 이는 단순한 정치 행위가 아니라 선출직 본분의 이탈로 읽힐 수밖에 없다. 군민이 부여한 권한은 다음 자리를 준비하라고 준 것이 아니라, 맡겨진 임기를 끝까지 책임지라고 준 것이다.

선출직의 책무는 당선 순간 시작돼 임기 마지막 날 끝난다. 그 사이 단 한순간도 군민 위에 설 수는 없다. 더구나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현역에게 요구되는 것은 보여주기식 행보가 아니라 절제와 책임이다. 군민은 누가 더 많이 다녔는지보다, 누가 더 오래 현장을 지켰는지를 본다. 누가 더 큰 약속을 내걸었는지보다, 누가 이미 한 약속을 지켰는지를 기억한다.

지방정치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도 거창하지 않다. 현역이 선거보다 군정을 먼저 두고, 정치적 계산보다 주민의 불편을 먼저 해결하는 것이다. 남은 임기 동안 군민의 행복을 챙기는 데 더 무게를 싣는 사람, 그 사람이야말로 군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선출직이다. 6·3 지방선거는 결국 누가 더 잘 말하느냐의 경쟁이 아니라, 누가 끝까지 책임졌느냐를 가리는 선거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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