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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금요칼럼] 아아 송이 영덕 솔숲의 희망

고향신문 기자 입력 2025.10.24 10:06 수정 2025.10.24 10:09

김 청 자 패션디자이너/ 전 재경영덕읍향우회 회장

불어 올 것 같지 않던 시원한 바람이 옷깃을 스친지 여러날이 되었다. 그런데 얼마나 지독한 더위인지 아직도 낮이면 여름철처럼 비를 머금은 습한 더위를 담은 후덥지근한 날씨가 계속 중이다. 그래도 가을은 성큼 우리 곁에 다가온지 오래다.
 

친구들과 고향을 찾아내려가며 마음이 착잡했다. 이맘때면 어김없이 영덕 특유의 자연산 송이가 사람들의 발길을 영덕으로 끌어들였는데 올해는 지난 봄 악몽 같은 산불로 폐허가 되다시피 되었으니 소나무와 함께 사는 그 귀한 송이를 만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하고 눈가가 젖어온다.
 

그냥 청승이 아니라 내고향 영덕의 폐허가 가슴 시리도록 안타까워서 이다. 짓푸르러야 할 솔숲이 사라지고 아직도 검은 상처가 그대로 남은 산을 보니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다. 더 큰 인명 피해 등이 없어 감사하다고 해야 옳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독이며 걷는데 아니 이게 웬일이란 말인가?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마치 꽃 무더기처럼 작은 바위처럼 무더기 지어 있는 저것, 아아 송이가 아니던가? 어머나 이거 송이아냐? 세상에 송이님 고맙습니다. 순간적으로 목을 밀고 올라온 외마디 소리였다. 이거 정말 땅에서 솟은 송이 맞나? 한참을 만져보고 쓰다듬어 보아도 틀림없는 송이가 아니던가!
 

천지신명께 감사했다. 우리 영덕을 곱게 보시고 이런 기적을 일어나게 해 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착하게 살겠습니다. 소리 없는 다짐이 목울대를 밀고 올라오며 젖은 눈가가 반가운 인사를 했다. 송이는 솔 숲에서 자란다. 그리고 나던 곳에서 난다. 솔 숲이 사라졌으니 그도 구경하지 못하리라 포기하고 아쉬워 했는데 이렇게 고운 자태로 우리를 위로하시다니 어찌 감사하지 않을 수 있으랴. 송이 중에서도 영덕의 송이는 차원이 다를 만큼 사랑을 받았던 명물이 아니던가?
 

쓰다듬고 코를 벌름거리며 향취를 맡아보고 하느라 발길을 떼지 못하다가 식당으로 옮겨 송이를 맛보기로 했다. 떠나버린 님을 다시 만난 듯 송이를 실컷 먹고 친구들에게 송이를 사보내는 택배 주문을 시작했다. 이런 귀한 것을 혼자만 먹으면 큰 죄라도 짓는 것 같아서 서둘렀다. 금방 송이가 동이라도 나 버릴 것 같아 가슴이 두근거리기 까지 했다.
 

영덕의 솔숲이 산불로 사라졌으니 송이는 꿈도 꿀 수 없다고 생각해서 송이 관광객이나 택배 주문도 거의 없다는게 고향 어른들의 걱정이었다. 이럴 때 우리 출향인 들이 홍보대사가 되어야 한다. 영덕의 솔숲이 사라졌어도 천우신조로 영덕 송이가 건재하오니 많이들 맛보러 오시고 택배 주문 하시라고 말이다. 그리고 무엇 보다도 이 좋은 가을에 고향 나들이 한 번 씩 하셔서 이 귀한 송이를 직접 만져 보고 입을 즐겁게 하시라는 부탁을 드리고 싶다.
 

시원한 가을 하늘 아래서만 맛 볼 수 있는 귀한 명물 송이를 이 때 먹어보지 않으면 두고 두고 후회가 될 것이니 서둘러 고향으로 내려 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번 송이 선물은 하늘이 영덕 에 내려 주신 큰 선물이라 생각되어 옷깃을 여미었다. 그동안 순박하고 착하게 살아왔던 영덕사람들에게 내리신 하늘의 선물에 대해 우리는 더 착하고 바르게 사는 삶으로 보답해야 할 것 같다. 이웃을 먼저 생각하고 영덕을 찾아오는 외지인들에게 지극한 사랑을 담아 맞이하면서 우리의 풍광과 자연이 품어준 산해진미를 맛깔나게 대접하는 일을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
 

영덕의 솔밭도 빠르게 복원 될 수 있도록 온갖 노력을 다 바치고 합심해서 노력하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본다. 더 좋은 솔밭을 일구어 내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내 고향 영덕을 더 기름지게 가꾸는 일에 모두 팔을 걷고 나서라는 신호로 송이가 앞서 전령사로 왔다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가 없다.
 

송이를 반갑게 마나 맛나게 먹고 여러 친구들에게 택배 보내고 싱글벙글 하면서 친구들과 나누는 담소는 연신 웃음 꽃이었다. 고향을 떠나는 길은 솔숲이 우거져 앞이 보이지 않는다. 꿈속 같은 솔길을 달리면서 이길로 송이 찾아 모여드는 인파가 꾸역꾸역 영덕으로 밀려들기를 기도 한다.
 

송이와 곁들이는 동해 푸른 물속의 풍부한 수산물이 식탁을 한층 풍성하게 할 것은 두 말 하면 잔소리다. 자 솔숲이 살아날 영덕에서 송이로 신선의 경지를 느끼시고 건강을 되찾아 더 좋은 나라를 만들어 나가면 얼마나 좋을 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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