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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

`교통오지` 영덕 사통팔달 동해안 교통 중심지 부상

이상호 기자 입력 2024.10.11 11:20 수정 2024.10.11 11:25

동해선 철도, 포항-영덕 고속도로 연이은 개통 성장 동력 확보 ˝아직 배 고프다˝
교통수단, 경로 다각화, 효율성 관광지로의 잠재력 온전히 꽃 피울 수 있는 열쇠


흔히 교통은 인체의 혈관에 비유되곤 한다. 혈액순환이 멈추면 세포가 괴사해 생명을 잃듯이 교통인프라는 사람과 물자를 이어주는 도시의 혈관이라 할 수 있다.
 

미국의 대통령이었던 존 F. 케네디가 "교통인프라는 미래를 여는 열쇠"라고 말한 것처럼 교통은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도시 경쟁력과 발전에 핵심적인 요소다. 그런 측면에서 경상북도 동해안지역은 매우 불리한 입지 조건에 자리 잡고 있다.
 

인구와 물자가 수도권으로 집중된 기형적인 상황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은 물론 차령산맥과 소백산맥, 급기야 가장 험준한 태백산맥을 뚫고 가야만 세상과 연결될 수 있는 위치이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영덕군은 고려와 조선조에 이르기까지 수위 높은 유배지로 취급될 만큼 한양에선 오지 중의 오지로 통했다.
 

그런 영덕이 현재 문체부의 관광지식정보시스템 기준 2023년 경북 1위의 관광지이자 전국 7위의 관광명소로 집계된 것은 놀라운 반전이자 성과이다.
 

영덕군이 이처럼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한 것은 빼어난 자연경관과 가치 높은 특산물이 그 뿌리가 되어 줬지만, 2017년 상주-영덕 간 고속도로가 본격적으로 개통된 것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016년 687만여 명이었던 영덕군의 관광객 수는 2017년 984만여 명으로 급증하더니, 2018년 1,000만 명대에 들어서며 명실상부한 최고의 해양 휴양지로 발돋움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
 

고속도로 하나가 한 지역의 미래에 기대 이상의 효과를 일으켰지만, 영덕군은 교통인프라에 있어 여전히 배가 고프다.
 

교통수단과 경로의 다각화와 효율성이 관광지로서의 잠재력을 온전히 꽃 피울 수 있는 열쇠가 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영덕군엔 '교통오지'라는 흑역사를 완전히 탈피할 고무적인 일들이 연이어 추진되고 있어 지역발전과 지방소멸 대응에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첫 주자는 동해선 포항-삼척 철도 개통이다. 올 12월 말 개통될 동해선 철도는 166.3km에 3조 4,289억 원이 투입됐으며, 영덕군 구간은 42.923km로 장사, 강구, 영덕, 영해, 고래불 5개 역사가 건립된다. 최고시속 150㎞의 ITX 급행·완행 혼합으로 16~20회 운행돼 자동차로 2시간 걸리던 영덕-삼척 구간이 50분 내외로 단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동해선 철도가 완전히 개통되면 부산, 울산, 포항, 강릉과 같은 대도시들과의 산업물동량과 인구이동이 활발해져 관광 및 경제 활성화, 생활 인구 유입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주말이나 휴가철이면 답답하게 막히던 7번 국도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져 주민과 관광객에게 쾌적한 교통편의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이에 영덕군은 동해선 철도 개통이 지역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전략적인 관광산업 발전 정책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철도 교통이 주는 안정성과 편안함을 바탕으로 시니어 세대와 장거리 여행자들을 겨냥한 관광 콘텐츠를 개발해 이들이 지역에 오래 머물며 부가가치가 높은 숙박 여행객이 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영덕군은 블루로드 테마로드 조성, 관어대 이색풍경 관광지 조성, 문산호 리뉴얼 사업, 축구와 연계한 관광 마케팅 등 최근 트렌드로 자리 잡은 웰니스 관광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올 12월 삼사해상공원에 들어설 260여 객실의 호텔·리조트와 인근의 400여 객실의 숙박시설과 관광 케이블과 영덕 아이 대관람차 등도 관광산업 발전에 순풍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영덕군의 성장을 위한 또 하나의 호재는 군민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포항-영덕 고속도로가 내년 말에 개통된다는 것이다.  2017년 상반기 1조 6,000여억 원을 들여 동해선 철도와 함께 올해 개통을 목표로 했으나 남정면 일대에 고려시대의 '토석혼축목책성곽'이 발견돼 사업에 차질이 생겨 25년 12월로 지연됐다.
 

포항-영덕 고속도로가 완공되면 7번 국도의 정체 해소는 물론 주행거리가 37km에서 31km로 줄어들고, 특히 주행시간이 절반 이상인 20분 이내로 줄어든다. 이는 단순히 포항-영덕 간의 문제만이 아니다.
 

대구-포항 고속도로와 부산-포항 고속도로 등의 간선도로망이 연결돼 주변의 메가시티와의 교통수단이 비약적으로 개선되며, 상주-영덕 고속도로와 연계해 격자형 도로망을 구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영덕군은 지역의 성장 동력이 될 동해선 철도와 포항-영덕 고속도로의 개통 효과를 더욱 극대화하기 위해 두 큰 동맥 사이를 메울 대중교통 강화에 나서고 있다.
 

국지도 20호선 구간의 강구대교 건설과 강구~축산 도로 개량 사업으로 주요 관광지를 연결하는 도로를 개선하고, 상위 교통수단과의 연계와 접근성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버스 증차와 노선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21년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 추가 검토 사업으로 의성-영덕노선이 반영된 데 이어, 올해 제5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 신규사업에 안동-영덕노선이 반영되면 영덕군은 교통이 단점인 지역에서 교통이 장점인 관광명소로 발돋움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광열 영덕군수는 "동해선 철도와 포항-영덕 고속도로 개통을 넘어 지역 균형발전과 지역소멸 대응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수도권, 충청권, 호남권 등 다른 광역권과 연계한 초광역 철도망 구축이 중요"하다며 중앙부처에 안동-영덕노선 반영을 강력히 건의하고 있음을 피력했다. 이어 김 군수는 "동해선 철도와 포항~영덕 고속도로가 개통되고 이와 연계한 다각화된 교통망을 구축함으로써 동해안권의 사통팔달 교통 중심지로 거듭날 것"이라며, "동해안 해양관광의 중심지 영덕의 브랜드 가치를 이어나가고 미래산업 대응을 위한 초광역 교통망 구축에 군정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의지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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