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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기고] 서울대 법대와 고대 축구부의 4.19는 어디에

고향신문 기자 입력 2025.04.18 09:44 수정 2025.04.18 09:48

임 민 혁

65년 전 오늘, 민주주의를 더럽힌 독재자 이승만을 끌어내리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섰고 결국 추악한 권력자를 하야시키는 혁명을 완성시켰다.
 

이 혁명은 고려대학교 학생들의 시위가 시발점이었고, 그들은 자유, 정의, 진리를 내세워 혁명의 도화선 역할을 했다. 선배들은 정의가 넘쳤다. 불의에 눈 감지 않고 목숨 걸고 앞장섰으며, 사람들은 '고대답다'며 치켜세워주었다.
 

그러나 요즘 사람들의 눈에 선배들은 정의보다 의리가 앞서는 '카르텔'로만 비춰지는 듯 하다. 의리가 꼭 나쁜 것 만은 아니다. 정의(正義)의 의(義)와 의리(義理)의 의(義)는 같은 한자다. 그러나 우리 선배들이 하고 있는 의리는 '정의 없는 의리'라고 사람들이 생각하고 판단한다. 그래서 인정받지 못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받는다.
 

그러나 단지 의리만으로 한국축구를 100년 동안 이끌순 없었다. 지금까지 고대 축구의 실력을 부정해선 안된다. 하지만 이제는 정말 냉정하고 냉철하게 되돌아봐야 한다. 시대가 바뀐 만큼 사람들이 원하는 인재상이 예전과는 확연하게 다르지 않은지 말이다.
 

4.19 혁명과 한국축구를 굳이 연관지어 글을 쓰는 이유다. 4.19 정신을 바탕으로 한국축구를 선봉장에서 이끄는 고려대학교 출신 선배들은 과연 자유, 정의, 진리 앞에서 자유로울까.
 

시대가 바뀌었다. 지금까지와 다르게 이제 '더 실력 있는 의리' '더 정의로운 의리'를 세상은 요구한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 나는 앞으로 한국 축구 100년도 고대 출신들이 이끌어 나갔으면 좋겠다. 물론 압도적인 실력으로 당당하게 말이다.
 

그 과정에서 나는 제외 되어도 좋다. 이미 뛰어난 선배들과 앞으로 뛰어날 후배들이 주인공이 되었으면 한다. 진심이다. 요즘은 괜히 출신학교를 말하기 꺼려진다. 말했다가는 서울대 법대와 고대 축구부는 사회악이라는 조롱을 서슴없이 받아내야하기 때문이다.
 

마음 아프다. 우리는 '카르텔' '마피아' 정도로 평가될 공동체가 아니다. 이 아픔과 수치, 오명을 후배들은 겪지 않고 당당히 출신학교를 입 밖에 꺼내는 날이 다시 오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4.19에 나섰던 선배들도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내가 아닌, 내 아이들이 자유롭게 살기를 바랐을 그 마음을 오늘 하루, 감히 헤아려본다.

민주주의여 만세! 한국 축구여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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