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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금요칼럼] 가족이 바로 행복

고향신문 기자 입력 2026.05.15 10:48 수정 2026.05.15 10:51

김 청 자(패션디자이너) 김청자패션부틱 대표/ 전 재경영덕읍향우회 회장

우리는 1년 365일을 사는 동안 '무슨 날'이라고 하는 기념일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5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부부의 날 등을 갖고 있어 아예 가정의 달로 보내고 있다. 사람에게 가정은 어떤 것일까? 누구에게나 있는 것으로 생각해서 당연한 것, 그래서 별로 특별할 것 없는 보통의 것으로 여기기 쉽다. 과연 그럴까? 있는 사람에게는 그럴지 모르지만, 없는 사람에게는 뼈저리게 갖고 싶은 선망의 대상이 바로 가정일 것이다.
 

예전에는 고아원 정도가 가정이 아닌 곳으로 여겨져 소외된 공간이라 생각했겠지만, 요즘은 장수시대가 되면서 노인들이 요양병원이나 요양원 등에 장기간 머물거나 아예 그곳에서 하늘길로 떠나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런 특별한 경우를 예외로 친다 해도 가정의 문제는 한두 가지로 잘라 말할 수 없을 만큼 우리 삶의 중심이다. 이렇게 중요한 가정이기에 5월 5일을 어린이날, 8일을 어버이날, 21일을 부부의 날로 정하고 법정기념일로 지킨다.
 

그날 하루만 그 문제를 깊이 생각해서 무슨 큰 소득이 있겠느냐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 그날 하루라도 마음을 모아 그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여러 면의 개선을 생각해 봄으로써 발전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보면 매우 중요한 날이다.
 

어린이날이나 어버이날은 다 잘 알고 있지만, 부부의 날은 생소하게 들리는 분들도 많을지 모른다. 가정의 기초가 부부라는 생각에서 그 중요성을 되새기기 위해 부부의 날을 정한 것 같다. 2가 만나 1이 된다는 깊은 뜻으로 21일을 부부의 날로 정했다고 한다. 남녀가 혼인해 한몸으로 살아가는 것이 부부이고, 이들이 사는 곳이 가정이다. 그곳에서 아이들이 태어나고 가정을 이루며 살아간다. 그 안에서 아이들은 성인이 되고, 부부는 늙어가며, 후세대가 또 부부를 이루면 가정은 더 커진다.
 

예전에는 이렇게 두 세대가 한집에서 살고, 그러다가 3세대가 되어 3대가 함께 사는 대가족이 대세였다. 그러던 것이 두 세대씩만 사는 핵가족으로 변천되어 왔다. 이 가족 안에서 아이들은 보고 배우며 자연스럽게 가풍을 익히고 좋은 사회인으로 자라간다. 여기서 부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각자가 살아온 세월을 반추해 보면 그 답은 금세 나오게 되어 있다. 부부의 중요성을 한두 마디로 강조할 필요가 없다. 좋은 부부에게서 좋은 아이들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 자연스러운 이치인 것이다.
 

이제는 부부의 의미가 아이를 기르는 것에서 한발 나아가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는 동반자의 관계라는 쪽에 더 무게가 실리게 되었다. 장수하게 된 데서 비롯된 일이다. 자식을 낳아 길러 혼인시켜 분가시키고 나면 부부만 남는다. 세월이 흘러 늙어 가도 그들 부부는 서로만 의지하며 살아야 하기 때문에 더 강한 결속력으로 서로를 의지하게 된다. 요즘은 노부부가 사는 경우 한 사람이 병이 나면 다른 한 사람이 간병인이 된다.
 

자녀가 부양의 의무를 진다 하나 경제적인 부담만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 부부가 서로 의지하며 살아야 하는 햇수가 대단히 길어졌다. 자식이 노부모를 몸으로 부양하는 집이 많이 줄고, 부모를 모시고 사는 경우도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함께 해로하는 부부가 가장 행복한 부부라고 할 수도 있다. 이런 부부가 있는 가정이 바로 행복이 아니고 무엇이랴. 가정의 의미를 핵가족 시대에 맞게 생각해 본다면, 거주 공간은 다르더라도 부모와 자식이 서로 연결되어 살아가는 모습 또한 가정으로 보아야 할 것 같기도 하다. 이런 가족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바로 행복이다.
 

손주들을 돌보는 노부부가 행복해 보이는 것도 바로 그런 연유가 아닐까 싶다. 5월을 보내면서 올해 유난히 부부의 날에 관심이 가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부부들이 점점 줄어가는 것 같아 불안해서 그런 것은 아닌지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혼인하는 젊은이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으니 이 무슨 기막힌 일이란 말인가. 이대로 보고만 있을 일은 아닌 것 같다. 어떻게 해서라도 젊은이들의 혼인 기피 의식은 바로잡아 주어야 한다는 게 우리 노년 세대의 생각이자 간절한 바람이다.
 

혼인한다고 젊은이들이 예식장을 찾아드는 일이 바람처럼 물결쳐야 한다. 올해 부부의 날은 젊은이들의 혼인 결심의 날이 되었으면 좋겠다. 영덕의 대게를 먹겠다고 신혼여행의 물결이 내 고향을 덮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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