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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는 단순히 지역의 대표를 뽑는 일을 넘어, 향후 수십 년간 지역의 지도를 바꿀 중차대한 갈림길이 될 전망이다. 특히 원전 유치와 같은 대형 에너지 국책 사업이나 대규모 인프라 구축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지역일수록, 유권자들의 선택 기준은 그 어느 때보다 냉철하고 객관적이어야 한다.
지방자치는 이론이 아니라 실천이며, 정치가 아니라 행정이다. 특히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힌 대형 현안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출마자의 '정치적 수사'보다 '실무적 해결 능력'이 중요하다. 거창한 구호만으로는 복잡한 행정 절차의 실타래를 풀 수 없으며, 중앙 정부와의 치밀한 예산 협상이나 기술적 타당성 검토를 감당해낼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에서 후보자들이 내세우는 공약의 화려함 뒤에 숨은 '실무적 뒷받침'을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
첫째, 행정의 연속성과 전문성이다. 지방 행정은 법령과 제도의 틀 안에서 움직인다. 대규모 국책 사업을 유치하고 관리해본 유경험자의 안목은 지역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시행착오를 줄이는 핵심 자산이다. 복잡한 행정 시스템을 숙지하고 현장의 생리를 잘 아는 인물이 지역의 리더가 될 때, 비로소 정책은 공약(空約)이 아닌 현실이 된다.
둘째, 전문 지식에 기반한 정책 판단력이다. 에너지 산업이나 토목·건설을 포함한 인프라 사업은 고도의 전문성을 요한다. 출마자들이 해당 분야에 대한 기본적인 식견을 갖추고 있을 때, 주민들에게 안전과 경제성 사이의 균형 잡힌 비전을 제시할 수 있다. 무조건적인 유치나 반대가 아니라,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지역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적 리더십'이 절실한 시점이다.
셋째, 현장 중심의 소통과 통합의 역량이다. 큰 사업일수록 지역 내부의 갈등은 피할 수 없다. 이를 조정하는 힘은 권위가 아니라 현장에서 쌓아온 신뢰와 실무적 설득력에서 나온다. 주민들의 삶의 현장을 깊이 이해하고, 실질적인 보상 체계와 지역 발전의 청사진을 행정적으로 구체화할 수 있는 인물인지 살펴야 한다.
투표는 감정이 아닌 이성의 영역이다. 정당의 색깔이나 막연한 기대감에 기댄 투표는 자칫 지역의 소중한 기회비용을 낭비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누가 더 우리 지역의 현안을 실무적으로 완수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누가 더 전문적인 식견으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지를 따져보는 '현미경 검증'이 필요하다.
6월 3일, 유권자의 현명한 선택이 '말의 성찬'이 아닌 '일의 성과'로 보답받는 지방자치의 새 장을 열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