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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

공천 직전 단일화, 누구를 위한 단일화인가?

고향신문 기자 입력 2026.04.17 10:35 수정 2026.04.17 10:37

6·3 지방선거앞 쌩뚱맞은 단일화
유권자 선택 넓힌다던 경선, 공천 문턱에서 다시 닫히는 구조
명분 없는 후보 조정은 전략 아닌 불신의 생산이란 지적 나온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영덕군수 조주홍, 이희진 예비후보 '공천 직전 단일화' 연대가 과연 승리를 위한 전략인지, 아니면 특정 세력의 공천 계산을 위한 장치인지 묻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문제는 시점이다. 정당은 평소엔 경쟁과 검증을 말한다. 경선은 더 많은 선택지를 보장하고, 후보의 정책과 자질을 비교하는 절차라고 강조한다. 그런데 공천이 임박하면 그 원칙은 자주 무너진다. 당선 가능성, 계파 이해, 지역 기반, 반사이익 계산이 앞서면서 유권자가 지켜본 경쟁은 한순간에 정치공학으로 대체된다. 단일화는 포장상으론 '대의'지만, 실제론 공천권을 둘러싼 권력 조정으로 읽히기 쉽다.
 

정치권은 늘 다자 구도에선 표가 갈려 패배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 말 자체는 틀리지 않다.
 

하지만 승리 가능성이 단일화의 유일한 기준이 될 순 없다. 유권자가 묻는 것은 '이겨야 하니 합치자'가 아니다. 왜 이 후보가 물러나야 하는지, 어떤 가치와 정책을 공유하는지, 단일화 이후 책임은 누가 지는지다. 이 설명이 빠진 단일화는 연대가 아니라 거래에 가깝다. 선거 직전까지 상대를 비방하며 경쟁하던 후보가 하루아침에 손을 맞잡을 때, 유권자는 감동보다 계산서를 먼저 본다.
 

공천 직전 단일화가 더 위험한 이유는 책임의 주체가 흐려지기 때문이다. 경선에서 진 쪽은 민심을 확인했다며 승복을 요구받지만, 막판 협상으로 되살아난 후보는 검증보다 협상력으로 존재감을 키운다.  결국 당원은 절차를 믿기 어렵고, 유권자는 하루아침에 이뤄진 단일화로 혼란을 가중시키며 민심이 올바른 판단을 할 시간도 없이 정치 불신을 느끼게 된다. 정치 불신은 이렇게 자란다.
 

정당 민주주의의 핵심은 경쟁 자체가 아니라 경쟁의 규칙에 있다. 단일화가 불가피하다면 최소한 기준과 시한, 방식은 사전에 공개돼야 한다. 여론조사로 할지, 정책 합의로 할지, 패자는 어떤 책임을 지고 승자는 무엇을 약속할지 명확해야 한다. 경선 뒤 불투명한 밀실 협상으로 후보가 정리되는 구조라면, 그 단일화는 군민 통합이 아니라 이해관계 통합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단일화 자체를 금기시하는 태도가 아니다. 더 늦기 전에 단일화의 원칙을 제도화하는 일이다. 공천 직전이 아니라 후보 등록 전 충분한 검증 기간에 공개 협상하고, 공동 공약과 책임 구조를 문서로 남기며, 유권자가 납득할 설명을 먼저 내놓아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반드시 이기기 위한 선택'이란 구호는 오히려 '무슨 댓가가 있었을까?'라는 의혹만 부풀리며 설득력을 잃는다.
 

공천 직전 단일화는 때로 현실 정치의 산물일 수 있다. 그러나 그 현실이 반복될수록 정당은 스스로 경선의 권위를 깎고, 유권자는 자신의 선택권이 마지막 순간까지 흥정의 대상이 된다고 느낀다. 정치가 이기는 길과 민주주의가 이기는 길이 늘 같은 것은 아니다. 지금의 단일화가 누구를 위한 것인지, 먼저 그 질문부터 정직하게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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