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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고향은 단순한 지명이 아닙니다. 어린 시절의 기억이 있고, 부모님의 삶이 있고,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있는 곳입니다. 저에게도 영덕군은 그런 곳입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도 이 지역의 앞날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습니다.
지난 14일 저는 '범영덕 신규 완전 유치위원회' 명예위원장이라는 역할을 맡게 됐습니다.이미 공직을 떠난 사람에게 다시 이런 책임이 주어진 것은, 결국 우리 영덕의 미래를 걱정하는 군민들의 마음이 모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군수로 재직하던 시절부터 제 고민의 종착지는 늘 '영덕의 자생력'이었습니다. 농업과 어업 중심의 산업 구조는 한계에 다다랐고, 젊은이들은 일자리를 찾아 하나둘 고향을 등지고 있었습니다. 그때 우리가 꺼내 들었던 승부수가 바로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유치와 천지원전 건설 추진이었습니다.
당시에도 격렬한 논쟁과 고뇌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론은 하나였습니다. "이대로 멈춰 서 있으면 영덕에 미래는 없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비록 방폐장은 이웃 경주시로 향했고, 천지원전은 국가 에너지 정책의 급변 속에 백지화라는 아픔을 겪었지만, 저는 그 도전들이 결코 헛된 발걸음이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 우리 군민들의 지역발전에 대한 염원과 미래를 위한 결집된 에너지를 목격했기 때문입니다.
지금 영덕의 현실은 20년 전보다 훨씬 가혹합니다. 인구감소는 가속화되어 '지방 소멸'이라는 단어가 일상이 되었고 불 꺼진 상점과 빈집이 늘어가는 마을을 볼 때마다 가슴 한편이 저려옵니다. 우리가 지금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줄 영덕은 지도에서 사라질지도 모르는 위태로운 처지입니다.
원전 유치는 단순히 거대한 발전소 하나를 짓는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아이들이 고향에서 꿈을 펼칠 양질의 일자리 문제이며, 침체된 상권을 살리고 지역 인프라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마지막 경제 회복의 기회'입니다. 대형 국책사업 하나가 한 지역의 운명을 어떻게 바꾸는지 우리는 수많은 사례를 통해 지켜보아 왔습니다.
최근 영덕 곳곳에서 만난 군민들은 저에게 말씀하십니다. "이제는 정말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이번만큼은 놓치지 말자"라고 말입니다. 이번 신규 원전 유치 논의가 86.19%라는 압도적인 찬성 여론으로 시작된 배경도 바로 이러한 절박함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원전이라는 화두는 쉽지 않은 선택입니다. 우려의 목소리도, 서로 다른 생각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 '영덕의 생존'이라는 대의명분 아래 서로의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저는 이제 공직자가 아닙니다. 시골마을 노인회 회장입니다. 영덕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한 사람의 군민으로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저에게 정치적 계산이나 개인적인 욕심은 추호도 없습니다. 오직 바라는 것은, 제가 나고 자란 이 고향에 다시 활력이 넘치고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것뿐입니다.
존경하는 군민 여러분, 영덕은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동해의 거친 파도를 이겨내며 살아온 우리 영덕 사람들의 저력은 결코 만만치 않습니다. 우리가 마음을 하나로 모은다면 이 작은 해안 도시에도 다시 찬란한 희망의 불빛이 켜질수 있습니다.
이번 원전 유치 신청은 우리 영덕이 다시 일어서겠다는 대국민 선포이자, 미래 세대를 향한 약속입니다. 명예 위원장으로서 제가 가진 모든 경험과 진심을 쏟아붓겠습니다. 영덕의 새로운 역사를 쓰는 이 길에 저는 군민 여러분과 함께 걸어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