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산불로 깊은 상처를 입었던 영덕이 다시 사람들로 북적였다.제29회 영덕대게축제가 8만여 명의 관광객을 끌어모으며 성황리에 마무리되면서, 지역 관광 회복의 뚜렷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영덕군 강구면 해파랑공원에서 지난 26일부터 29일까지 나흘간 열린 이번 축제는 단순한 지역행사를 넘어, 산불 이후 위축됐던 관광 심리와 지역 경제를 되살리는 전환점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잡게 즐거움, 맛보게 영덕대게’를 주제로 열린 축제장은 행사 기간 내내 활기를 띠었다. 대게낚시, 대게통발잡이, 대게 싣고 달리기 등 체험형 프로그램은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았고, 현장은 웃음과 열기로 가득 찼다.
특히 체험료 일부를 지역사랑상품권으로 환급하는 방식은 축제 소비가 인근 상가로 이어지며 실질적인 지역경제 회복 효과를 만들어냈다. 산불 이후 한동안 침체됐던 강구 일대 상권에도 오랜만에 활기가 돌았다는 반응이다.
운영 방식의 개선 역시 회복 분위기에 힘을 보탰다. 체험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으로 전환해 대기 시간을 줄이고, 동선을 효율적으로 재구성하면서 방문객 만족도를 크게 높였다. 이는 단순한 흥행을 넘어 ‘다시 찾고 싶은 영덕’이라는 이미지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현장 참여형 프로그램도 관광객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대게 줄다리기’, ‘대게탈 축구’ 등은 관람객까지 자연스럽게 끌어들이며 축제장을 하나의 공동체 공간으로 만들었고, ‘29초 영덕대게를 잡아라’ 같은 간단한 게임은 남녀노소 모두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무엇보다 이번 축제의 의미는 ‘신뢰 회복’에 있었다.영덕군은 바가지요금 근절을 위해 모든 판매 부스에 가격표를 게시하고 ‘가격 정찰제 시민 모니터링 봉사단’을 운영했다. 이러한 노력은 관광객에게 “이제 안심하고 찾을 수 있는 지역”이라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는 단순한 축제 성공을 넘어, 산불 이후 흔들렸던 지역 이미지와 관광 신뢰도를 회복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역 주민들도 “사람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축제를 반기는 분위기다.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들의 발걸음은 단순한 방문을 넘어 지역 회복에 대한 기대와 응원의 메시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도현 문화관광과장은 “이번 축제는 영덕이 다시 일어서는 과정 속에서 관광 회복의 가능성을 확인한 자리였다”며 “내년 제30회 축제는 더욱 완성도 높은 콘텐츠로 글로벌 축제로 도약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산불로 멈춰 섰던 영덕의 시간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지만, 대게축제를 통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다시 찾아온 사람들의 발걸음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