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군의회에서 원전 밀집 지역에 걸맞은 방사선 비상진료 체계 구축을 촉구하는 강도 높은 문제 제기가 나왔다.
박영길 의원은 제290회 임시회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울진의 생명과 직결된 방사선 비상진료 체계가 사실상 붕괴 수준”이라며 한국수력원자력 방사선 보건원과 한국원자력의학원의 책임 있는 대응을 강하게 요구했다.
박 의원은 “한울원자력발전소는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밀집도를 갖춘 국가 핵심 에너지 시설이지만, 사고 시 대응할 의료 인프라는 40년 전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울진의 지리적 특성을 문제로 꼽았다. 남북으로 길게 형성된 지역 구조와 사실상 국도 7호선에 의존하는 교통망으로 인해, 비상 상황 시 대규모 병목 현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외부 의료진이 도착하기를 기다리는 구조는 사실상 치료를 포기하라는 것과 다름없다”며 “고립된 지역에서 독자적 대응이 가능한 의료 인프라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현재 운영 중인 ‘방사선 비상진료 협약’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그는 “만성적인 인력과 예산 부족에 시달리는 울진군의료원에 전문 재난 대응까지 떠넘기는 것은 국가기관의 책임 회피”라며 “형식적인 협약으로 실질적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올해 관련 예산이 3천5백만 원 수준에 불과한 점을 언급하며 “군민 생명을 지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같은 불안정한 안전망은 지역 투자 위축과 인구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며 지역 소멸 문제와도 직결된 사안임을 강조했다.
박 의원은 구체적인 대책으로 ▲기존 협약 체계 전면 재검토 ▲전문 의료진이 상주하는 ‘울진 전담 방사선 비상진료센터’ 설치 ▲외부 지원 없이 대응 가능한 독자적 의료 인프라 구축 등을 요구했다.
아울러 부산 기장군의 동남권 원자력의학원 사례를 언급하며 “세계 최대 원전 단지가 위치한 울진에 전문 의료 컨트롤타워조차 없는 것은 국가의 책임 방기”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울진군민의 인내는 한계에 이르렀다”며 “정부와 관련 기관이 책임 있는 조치를 내놓지 않는다면 군민과 함께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번 발언은 원전 안전과 직결된 의료 대응 체계의 구조적 문제를 공론화한 것으로, 향후 정부와 관련 기관의 대응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