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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아침을 여는 초대시] 위안慰安

고향신문 기자 입력 2026.03.27 10:43 수정 2026.03.27 10:45

이 영 숙

은회색 새벽 리듬을 켜는
너의 목소리를 심었다

자꾸 죽어간다는 말이 무성한 내 뒤란에
아를의 집 해바라기처럼 이글거리는 아픔들을
다 베어문 아침으로 터지는
네 목소리

노여운 찌꺼기에 지친 우리 생애를
네 목소리가
유순한 흰빛으로 길어 올리니
접힌 시간 속에 냉각된 내 마음의 키가
해바라기 어깨에 앉는다

잘 익은 달 하나의 설법이 돋는 네 목소리는
혼자로는 그윽할 수 없다는
꽃과 바람 사이의 언약도 도톰하게 쌓아놓으니
뒷걸음치던 내 이름이
아를의 집 위안慰安을 읽는다

너의 목소리로
건너올 내일을 키우는 노란 회오리가
듬직하게 살아진다
기다림의 빗장에 기댄
볼 잘린 귀耳를 위해 살아진다.

 

▶약력
●격월지「신문예」월간「문학세계」시 부문 신인상 수상. 탐미문학「황진이상」수상. 경북문협 작품상 수상
●한국문인협회, 경북문인협회 회원. 영덕문인협회 회장 역임
●현 : 영덕「고향신문」 사설·칼럼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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