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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공약보다 재원부터`…영덕 지방선거, 실현 가능성 검증이 먼저다

고향신문 기자 입력 2026.03.20 11:08 수정 2026.03.20 11:15

6·3 지방선거전이 본격화하면서 영덕에서도 후보들의 각종 공약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풍경이지만, 이번은 지역 민심의 시선이 예년과 다르다. 무엇을 하겠다는 선언보다 그 약속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 재원은 어디서 마련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후보들은 저마다 자신이 적임자라고 내세우며 지역 발전 구상을 쏟아내고 있다. 일부 공약은 실현될 경우 지역의 판을 바꿀 만한 청사진처럼 보인다. 반면 재정 여건과 행정 현실을 외면한 채 외형만 그럴듯한 약속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유권자들이 공약의 내용보다 이행 가능성을 먼저 따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금 영덕의 현실은 결코 가볍지 않다. 기채 500억 원 부담이 여전한 데다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에 대한 피해 보상도 아직 온전히 마무리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대형 사업을 경쟁적으로 내거는 일은 정치적으로는 화려할지 몰라도 행정적으로는 무책임할 수 있다.  무엇보다 선행돼야 할 것은 사업 구상보다 재정 대책이다.
 

지역 경제의 체감 온도도 낮다. 수십 년간 지역 상권을 지켜온 소상공인들마저 경기 침체를 버티지 못하고 폐업을 고민하는 처지로 내몰리고 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장기적인 구호보다 당장의 생존 대책이다.
 

인구 유입 정책도 중요하지만, 먼저 지금 영덕에 살고 있는 주민과 자영업자, 소상공인이 떠나지 않도록 붙잡는 일이 더 시급한 과제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런 점에서 지역 재정의 숨통을 틔울 돌파구로 원자력 유치 문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다만 유치전 역시 낙관만 할 상황은 아니다.
 

울주군과의 경쟁 구도 속에서 전망이 밝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현재의 빈약한 지방재정 구조를 고려하면 원자력 유치가 지역 경제를 움직일 마중물이 될 수밖에 없다는 현실론도 힘을 얻고 있다.  지방선거는 희망을 말하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현실을 직시하는 자리여야 한다.
 

지금 영덕에 필요한 후보는 듣기 좋은 약속을 많이 내놓는 사람이 아니라, 어려운 재정과 침체한 지역 경제를 어떻게 버티고 되살릴지 구체적 해법을 제시하는 사람이다. 공약은 많을수록 좋은 것이 아니다. 실행할 수 있는 공약, 우선순위를 아는 공약, 재원 조달 방안이 뒷받침된 공약이어야 한다.
 

영덕의 미래를 말하려면 먼저 영덕의 현실부터 풀어야 한다. 산불 피해 복구, 재정 건전성 회복, 소상공인 생존 대책, 인구 유출 방지, 그리고 지역 성장 동력 확보가 우선이다. 원자력 유치가 그 해법의 하나라면 지역 사회는 찬반을 넘어 생존 전략 차원에서 더 치열하고 냉정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선거는 구호로 치르지만, 지역의 미래는 숫자와 실행으로 결정된다. 이번 선거에서 영덕 유권자들이 보고자 하는 것도 바로 그 지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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