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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

“에너지 산업 기회” vs “청정영덕 훼손”…원전 유치 격론

조원영 기자 입력 2026.03.20 10:10 수정 2026.03.20 10:11

37년 핵시설 갈등 언급 속 지역 미래 두고 논쟁
지역 발전 기회 주장과 환경·관광 피해 우려 맞서


[고향신문=조원영기자] 영덕군이 지난 16일 오후 군민회관에서 ‘신규 원전 유치 공개 토론회’를 열고 군민 의견 수렴에 나섰다. 이번 토론회는 김광열 군수와 김성호 군의장의 인사말로 시작됐으며, 원전 유치 필요성과 위험성을 두고 찬반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맞섰다. 토론 도중 일부 반대 단체의 문제 제기로 일정이 일시 중단되는 등 긴장감도 이어졌다.

찬성 측 발표에 나선 이정훈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은 “원자력 산업은 국가 경쟁력 강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고 강조하며, 특히 AI 등 첨단 산업의 성장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수적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국제 경제 환경 변화와 산업 경쟁 심화 속에서 원전은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반대 측 발표자인 이현석 에너지정의행동 정책위원은 ‘영덕 핵발전소가 필요 없는 이유’를 주제로, “영덕은 1989년 핵폐기장 논란 이후 올해 신규 원전 문제까지 37년간 여섯 차례 핵시설 관련 갈등을 겪어왔다”며, “지역의 청정 이미지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도 양측의 입장은 좁혀지지 않았다. 반대 측 패널로 참여한 김현상 영덕참여시민연대 공동대표는 “이틀간의 여론조사만으로 중대한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졸속 행정”이라며 “충분한 공론화 없이 진행된 결정은 지역 관광산업을 약화시키고 미래 세대에 부담을 전가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찬성 측 패널인 박기철 ㈜국제원자력수소개발 대표는 “AI 시대에 폭증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공급 기반이 필수적”이라며, “원전 유치는 영덕이 에너지 산업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맞섰다.

또 다른 반대 패널인 이헌석 씨는 지역 대표 관광 자원인 영덕 블루로드 훼손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는 “송전선로 건설로 경관이 훼손될 경우 관광산업 위축과 지가 하락 등 지역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원전 유치 찬성 주민들의 현실적 기대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패널 구성에서 찬성 측은 외부 전문가 중심, 반대 측은 외부 인사 및 시민단체 중심으로 이루어지면서, 실제로 원전 유치에 찬성하는 일반 군민의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배제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실제 군민 여론 조사에서 약 86.18%가 원전 유치에 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토론에서는 찬성 주민의 관점이 충분히 논의되지 못했다.

또한, 원전 유치로 인한 지역 경제 파급 효과, 일자리 창출, 산업 활성화 등 실질적 기대에 대한 논의도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아, 주민들이 기대하는 현실적 이익과 토론 내용 간 괴리가 존재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김광열 군수는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군민 수용성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겠다”고 밝혔지만, 향후 정책 추진 과정에서 실질적인 주민 참여를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가 주요 과제로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지역 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등 단기적 기대와, 환경 훼손, 관광 산업 영향, 장기적 안전성 등을 균형 있게 고려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공개 토론회는 영덕군민의 미래 산업 방향과 지역 발전 전략을 둘러싼 찬반 의견을 확인하는 중요한 장이 됐지만, 앞으로 더 많은 주민 참여와 공론화 과정이 뒤따르지 않으면 정책 결정의 정당성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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