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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기고] 1871년 영해·울진·영양 등 민중이 주도한 동학혁명, 왜 지역 교과서에 없는가

고향신문 기자 입력 2026.01.09 09:54 수정 2026.01.09 09:59

김 진 문(시인/1871영해동학혁명기념사업회 고문)

1871년 3월 10일(고종 8) 경상도 영해부에서 일어난 동학도들의 항쟁은 오랫동안 『민란』이라는 이름 아래 역사 서술의 주변부에 머물러 왔다. 그러나 오늘날 학계는 이 사건을 이제 단순한 민중 소요로 보지 않는다. 인내천 사상을 바탕으로 조직된 민중이 불의한 사회 제도와 탐관오리에 맞서 집단적·의식적으로 행동한 혁명적 사건, 곧 『영해동학혁명』으로 재평가하고 있다.
 

이 혁명은 최시형을 중심으로 이필제· 강수·전의철·남두병·박사헌 등 동학 지도부와 교도, 민중 5~600여 명이 참여하여 영해부 관아를 약 16시간 점거하고, 극심한 수탈과 부정을 일삼던 영해부사 이정을 처단한 의거였다. 이후 관군의 공격으로 1백 수십 명이 희생되는 참혹한 결과를 맞았지만, 이 사건은 분명 동학을 단순한 종교 집단이 아닌 사회 변혁의 주체로 역사 전면에 등장시킨 결정적 계기였다.
 

더욱이 이 영해동학혁명은 1894년 전봉준이 이끈 동학농민혁명보다 무려 23년이나 앞선 사건이다. 때문에, 학계에서는 이를 동학혁명의 선구, 나아가 조선 후기 민중 주도의 최초 혁명으로 평가한다. 도올 김용옥 선생 역시 이 의거를 두고 "조선 역사상 민중에 의한 최초의 혁명"이라 명확히 규정한 바 있다.
 

해마다 경상북도의 각 시군 교육청에서는 지역 교과서를 발행하고 있다. 초등교육과정에서 지역 교과서는 학생이 생활하는 지역을 학습의 중심 소재로 삼아, 국가 교육 과정을 지역의 실제와 연계해 재구성한 보조 교재이다. 주로 초등학교 3학년에 편성되는 까닭은 학생 성장 과정에서 자기중심 인식에서 벗어나 마을·고장 공동체로 인식 범위를 확장하는 발달 단계에 있기 때문이다.
 

지역 교과서의 주요 내용은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우리 지역의 자연환경(지형·기후·하천·해안 등)과 고장 사람들의 생활 모습(의,식,주), 향토사와 문화유산(유래, 인물, 전통, 설화), 지역의 산업과 경제 활동, 지역 공동체와 공공기관의 역할, 미래 과제와 지역 발전 방향 등으로 짜여져 있다. 이를 통해 학생은 지역에 대한 정체성과 소속감, 민주시민으로서 공동체 의식, 그리고 실제 삶과 연결된 지역 사회의 이해 능력을 기르게 된다.
 

그러함에도 오늘날 영덕군·울진군·영양군 등 사건의 현장 지역에서 발행되는 지역사 교과서 등 교육 자료에는 역사적 의거인 『1871년 영해동학혁명』이 단 한 줄조차 언급되지 않고 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이러한 지역의 역사적 사실을 지역 교과서에 넣어야 한다. 왜냐하면, 사회적 불의와 탐관오리에 맞서 인간 존엄과 정의를 외쳤던 영해·울진·영양 등 지역 민중의 저항 역사가 교육 과정에서 지워진다면, 우리는 과연 무엇을 향토사라 부를 수 있는가.
 

올해는 『영해동학혁명』이 일어난 지 155주년이 되는 해다. 이미 『1871영해동학혁명기념사업회』가 수차례 현장답사, 전문가의 학술 발표와 연구를 통해 그 역사적 성격과 의의를 검증받았다. 이제 공은 교육 현장으로 넘어왔다. 지역 교육청은 영해·울진·영양 등의 민중 혁명사인 『1871년 영해동학혁명』을 향토사 교재로 수록하여, 학생들이 자신의 삶터에서 벌어진 역사 질문과 선택을 배우도록 해야 한다.
 

최근 열린 『동학성지화국회학술대회』(2025.12.23,국회의원회관)에서 참석자들은 동학의 발생지인 경주는 물론 영해, 울진,영양,예천,상주 등지의 경북지역 의 동학혁명이 단순한 역사 보존을 넘어 한국 민주주의, 이른바 『K민주주의의』 뿌리임을 인식하고, 이를 성지화해야 하며 교육과 공공기억의 장으로 확장되어야 하는 데 공감하며 주장했다.
 

따라서 지역사는 작은 이야기가 아니라 역사를 움직여 온 시작이다. 그 지역 학생들이 살아가는 자기 땅에서 일어난 『1871년 영해동학혁명』을 역사 속 한 장면으로만 두지 말고, 배움의 공간으로 되살려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지역을 기억하고 스스로의 뿌리를 이해하게 하는 가장 정직한 교육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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