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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빛이 넘치고 있는 이 땅의 어느 곳을 가더래도 겨울나기를 준비하는 뭇 나뭇잎들은 계절의 마지막 이야기를 곱게 물들이고 있다. 그래서 우리들이 숨 쉬며 살아가는 이 땅을 '삼천리 금수강산' 이라고 일컫는지도 모른다. 이처럼 가을빛이 넘치도록 물들고 있는 이 땅에는 발길 닿는 곳마다 그림이다. 눈길이 머무는 곳마다 가을빛 수채화가 넘치고 있어서 참 좋다.
이즈음 급변하는 시대의 굴레 속으로 묻혀버린 유년의 시간을 거슬러 펼쳐보면, 파노라마처럼 이어지는 순수한 유년의 이야기들이 숨 쉬고 있는 자리가 바로, 고향이다. 그 옛 고향에는 좁다란 고샅길을 껌정 고무신을 신고 돌아다니던 조무래기 친구들의 까까머리가 생각나고 장작불을 짚이며 솔 향기가 배어있는 내 어머니의 앞치마 냄새도 아스라이 생각난다.
그리고 해마다 봄이면 뒷산 산등성이마다 흐드러지게 피던 연분홍빛 진달래 그늘이 있었고, 어쩌다 오십천 복사꽃 그늘에 서보면 두 귀에 가득히 담기는 봄 소리가 있는가 하면 가르마 같은 논두렁에는 노오란 민들레가 숨 쉬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옛 고향이 새삼스레 그립다.
뿐만 아니다. 예전, 영덕에 살고 있던 사람들 대부분은 지금의 덕곡천을 '덕내 그랑' 이라고 불렀다. 작은 실개천인 '덕내 그랑' 에는 사계절 맑고 맑은 물이 쉼 없이 흘러내렸는가 하면, 마을 조무래기들은 그 '덕내 그랑' 에서 물고기들을 손쉽게 잡았는가 하면, 그랑 가에는 하얀 모래밭이 있어서 언제나 마음 놓고 맨발로 뛰어놀았던 기억의 장소가 지금의 영덕읍 덕곡천이다. 그야말로 흐르는 세월 속에서도 잊을 수 없는 유년의 고향 실개천이었다.
이러한 덕곡천은 세월의 변화로 인해 옛 모습의 실개천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도록 변모하고 말았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급진적으로 변모해 버린 지금의 덕곡천은 갖가지 버스킹 공연과 문화 행사가 개최되는 '문화의 장' 으로 활용되고 있어서 많은 군민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덕곡천에 놓여 있는 이른바 '88성화교' 다리를 중심으로 덕곡천 하류 쪽의 주변 환경은 정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서 수수방관 상태로 방치되어 볼썽사납도록 온갖 잡초로 우거진 채 뒤엉켜 덕곡천 물 흐름에 많은 지장을 초래하고 있는 현실이다. 특히 삼각주와 맞닿는 덕곡천 하류 쪽은 주변 환경이 더욱더 심각한 상태라서 이곳을 지나가는 많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덕곡천 하류의 주변 환경에 대해 격심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따라서 해당 행정 부서에서는 덕곡천 하류의 실상을 면밀하게 답사한 후, 덕곡천 정비 작업에 관한 예산의 유·무를 떠나서 조속한 시일 내에 자연 친화적인 환경으로 조성하여 그야말로 사계절 맑고 맑은 물이 흐르는 덕곡천, 군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예전의 '덕내 그랑' 모습으로 복원시켜 현대인의 쉼터, 힐링의 장소로 거듭나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