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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에 갔어 조직검사를 하라는 의사의 말씀을 듣고 대구 영남대학병원에서 조직검사를 했다. 조직검사 결과 초기 전립성 암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소변 보기가 약간의 불편함은 있지만 잘 관리 하면서 견디는데, 방사선 치료만 25회 받기로 했다. 치료가 시작되고 5일 후부터 혈압이 약간 올라가고 혈당도 약간 올라가 음식이 넘어가질 않는다. 며느리가 어떻해서 든지 병을 고쳐보려고 정성을 다해 음식을 해오지만 모두가 헛수고일 뿐이다. 나 또한 집사람과 며느리의 간호에 보답하려고 열심히 먹으려고 애는 섰지만 구역질만 더할 뿐이다.
현직에서 학생들을 인솔하며 수학여행 다닐 때 고추장 단지를 가방에 넣거나 꾀차고 다니며 햄버거에 발라먹던 생각이 나서 고추장을 가지고 오라고 했다. 고추장을 콩나물국에 넣어 먹으니 신통하게도 혈압이 약간 내려가고 혈당도 약간 내려가 음식이 잘 넘어가는데 그 맛 또한 기가막혀 부글거리던 뱃속까지 편안해졌다. 덕분에 문병 오는 사람마다 국산 고추장 단지를 가져오는 바람에 고추장 벼락을 맞았다. 그 후로 내 식탁엔 고추장 단지가 주인이 되었다.
고추장에 무슨 성분이 들어 있고 무슨 작용을 하는지는 몰라도 신통하기 짝이 없다. 소태 같던 입맛이 꿀맛이요, 구역질도 잠잠해지고 느글거리던 뱃속까지 고분고분 고추장이 말 잘들으니 과연 고추장 힘이 대단하다.
지금까지 친구들이 겨울만 되면 단골처럼 감기로 골골대고 있을 때 나는 감기가 뭔지도 모르고 열심히 농장에서 일하며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 그들이 날 보고 너는 어떻게 감기 한 번 안 걸리느냐고 묻는다. 그때마다 "내가 건강한 것은 김치 파워야. 너희들도 김치 먹어라" 하고 자랑을 했는데 이제는 '고추장 파워' 가 또 하나 자랑거리가 되었다. 그 후 나는 매운 고추(땡초)를 즐겨 먹는다.
어린 아기를 달랠 때 "호랑이 나온다" 하면 뚝 그치고, "순사 온다" 하면 뚝 그치듯이 뱃속이 앙탈을 부리면 "고추장 먹는다" 하면 조용해 질것 같다. 고추는 남미와 아프리카가 원산지다. 고추의 매운맛은 알카로이드의 일종인 '캡사이신' 때문이란다.
이 캡사이신이 자극을 주어 발효작용을 해 감기 열을 내리기도 하고 위도 자극해서 위액 분비를 촉진해 소화도 잘되게 하고 혈액 순환도 잘되게 한단다. 거기에다 모두가 발효(醱酵)식품이기 때문에 건강에는 말할 것도 없고 발효를 거쳤으므로 모든 효소가 다 아미노산으로 변하여 독특한 맛을 내는 것이다. 이 아미노산의 맛이 바로 삭은 맛인데 고추장, 된장, 김치, 젓갈류는 서양 사람들이 맛보지 못하는 한국인 만이 맛을 알고 즐기는 발효된 삭( ~: 녹일 삭)은 맛이 있다.
삭은 맛, 감칠 맛 한국인 만 아는 아주 독특한 맛이 있다. 우리나라에 고추가 들어온 것은 17세기 초라고 한다. 우리 조상님들은 그 고추를 활용해 김치, 고추장 같이 독창적이면서 과학적인 훌륭한 음식으로 발전 시켰으니 우리 조상님들의 지혜가 새삼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