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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와 80년대를 거치면서 어획량 감소와 산업 구조 변화로 공동화되어 활력을 잃은 도시로 전락했다. 일자리가 없어지니 자연스레 젊은이들은 도시로 떠나고 상가도 침체되어 전형적인 인구소멸 위기 지역이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게게게의 키타로’라는 요괴만화로 유명한 미즈키 시게루가 본인의 고향인 사카이미나토 시에 캐릭터를 무상으로 기증하면서 기적이 시작되었다. 사카이미나토시는 기증받은 캐릭터로 청동상을 만들어 800미터에 이르는 미즈키시게루로드를 만들었다.
2016년에 누적 관광객수 3천만명을 돌파하더니 2020년대 들어서는 연간 300만명이 꾸준히 방문하는 세계적인 관광 명소가 되었다. 사카이미나토시는 일본의 대표적인 만화 관광 도시로 부상했다. 단순히 만화캐릭터를 보기 위해 300만명이 다녀간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사업은 만화가의 이름을 빌린 상징 조형물이 아니라, ‘지역 전체가 하나의 스토리 공간이 되는’ 문화 재생 프로젝트로 기획되었다. 민관 협력 구조였다. 시청, 상공회의소, 상인조합, 그리고 시민 자원봉사단이 함께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이를 통해 지역 사회는 ‘공동의 상상력’을 중심으로 뭉칠 수 있었다.
미즈키시게루로드가 조성된 후 지역 상점들은 요괴 캐릭터를 활용한 상품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요괴 맨주’, ‘키타로 라면’, ‘요괴 소주’ 등 지역 특산품이 잇달아 탄생했고, 주민들은 ‘요괴 마을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공유하게 되었다. 버스, 택시, 기차도 캐릭터로 단장했다.
미즈키시게루로드의 성공은 단순한 관광 활성화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미즈키 시게루의 요괴들은 개인의 창작물이지만, 사카이미나토는 이를 지역 문화 자산으로 전환했다. 일본의 콘텐츠 산업이 ‘쿨 재팬’ 전략으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이 로드는 상징적인 ‘사건’이 되었다.
지방자치단체가 일방적으로 추진한 사업이 아니라, 상점가와 시민이 스스로 공간을 꾸미고 이벤트를 기획했다. 이 ‘참여적 도시 만들기’는 이후 일본 각지의 ‘만화 거리’, ‘애니메이션 성지 순례’ 프로젝트의 모델이 되었다. 오늘날에는 전 세계적인 성공사례로 각광 받고 있다.
사카이미나토는 더 이상 ‘사라져가는 어촌’이 아니라, ‘요괴 만화와 함께 사는 도시’로 다시 태어났다. 즉, 과거의 산업 정체성을 잃은 대신, 문화적 상상력으로 새로운 정체성을 획득한 것이다.
미즈키 시게루 로드는 “작가의 상상력”과 “지역의 열정”이 만날 때 어떤 기적이 일어나는지를 보여준다. 만화 캐릭터 요괴들은 사라진 산업을 대신해 마을을 지키는 새로운 수호신이 되었고, 그들의 이야기는 세계 각국 관광객들의 발길을 이끌었다. 결국 폐어촌 사카이미나토의 부활은 만화 캐릭터의 힘만이 아니라, 이야기를 공유하고 즐기며 함께 만들어가는 공동체의 힘 덕분이었다.
미즈키 시게루는 2015년 영면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미즈키시게루로드를 통해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