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생산이나 경제활동의 토대를 형성하는 기초적인 시설 즉, 안정된 선진국일수록 인프라 구축이 잘되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3차산업으로의 진입은 도로, 항만, 댐, 발전소, 통신 시설 같은 2차산업 토대에서 연결된다. 미지의 땅처럼 낙후되어 있던 동해안 특히, 영덕방면으로 해안을 끼고 달리는 동해선 열차가 늦은 감이 있지만 개통되었다.
이로써 영덕을 기점으로 도로망이 사통팔달이다. 개발을 기다리고 있는 천혜의 자원을 보유한 영덕으로서는 고민이 시작된다. 다가온 기회를 살려야 하기 때문이다. 기존 시설과 천혜의 자원 활용에 있어 어떻게 효과를 볼 것인가에 대한 깊은 숙의가 요구된다. 청정해역 동해바다가 영덕 앞마당에 펼쳐져 있다. 칠보산에는 발길이 닿지 않은 밀림 같은 자연휴양림이 자연 그대로 유지되어 있다.
전국에서 모여드는 관광객 수용시설을 갖추는 대책이 급선무다. 이에 대한 과업 실천은 천혜의 자원과 방치된 시설을 찾아내어 활용도 높이는 일이다. 영덕의 낮은 재정자립도를 감안 해서라도 저비용이 투자되는 재활용 사업이 경제적이다.
어업 전진기지 역할을 해온 항만은 관광 수송까지 감당해오고 있다. 청정에너지 생산 메카로 변모되어가는 영덕풍력발전단지는 지리적 환경을 더해서 자체가 볼거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 학교, 병원, 공원이 조성되어야 하고 사회 복지, 환경 시설은 인본(人本)을 중심을 하는 시설로 확충해 나가면 된다. 무성한 숲에 새가 모이듯, 살기 좋은 곳에는 반드시 사람이 모여든다.
서비스 산업이 급성장하고 그에 따른 문화 수준이 보편화 되면서 정보·지식을 자본으로 4차 산업인 디지털시대로 개편되고 있다. 인공지능에 의한 자동화가 인간을 대신하며 넓은 생활 범위를 담당하고 있다. 물리세계, 디지털세계, 그리고 생물 세계가 융합되어 가상과 현실이 공존하는 혁신적인 기술이 우리의 생활 방식을 삭막하게 변화시키고 있다. 기계적인 사회, 공상 같은 과학 시대를 따뜻하고 정겨운 감성으로 교류되는 인간 중심의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생활문화를 풍성하게 가꾸어야 한다. 언제 어디서나 흥겨운 일상을 향유하기 위해서는 자연 환경과 어울리는 곳곳에 문화공간이 즐비하게 마련되어야 한다. 다양한 문화공간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영덕군 영덕교육지원청에서 9곳의 폐교 활용 자료를 살펴보면 시설과 부지 대여가 5곳이고, 자체 활용이 2곳, 미사용이 2곳이다. 연수원, 농사용, 독서체험학교, 케이트볼장, 자재보관용, 체험농장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하물며, 가축사육장으로 임대된 곳도 있다. 한때는 교육 양성시설인 학교였다. 아이들이 뛰어놀던 운동장이었는데 어쩌다 짐승의 울음소리와 분뇨가 쌓이는 사육장 용도로 변경되었다는 사실에서 씁쓸한 느낌이 든다.
영덕야성초등학교 매정분교(매정리 88)와 축산항초등학교 경정분교(경정리 234)는 미사용 폐교로 남아 있다고 한다. 이런 곳을 임대하여 찾아오는 복합문화 시설로 재생하는 것이 경제적이다. 여러 곳을 개발하여 다양한 문화공간으로 조성하는 것이 효과적으로 보인다. 떠벌리기보다는 치밀한 계획이 요구된다. 시설로의 접근성과 알찬 콘텐츠 계발이 관건이다.
막대한 금액을 투입하여 자신의 이름을 박아 넣은 기념관을 건립하겠다며 비현실적인 계획을 추진하는 것에는 어느 누가 봐도 무리로 여겨진다. 준비 없는 현재로는 미래도 없다. 미래를 위한 준비를 하자. 머무르는 영덕, 즐기는 영덕, 다시 찾는 영덕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