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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송지역의 한 농민단체가 도지사 사퇴의 현수막을 게첨했다./사진=독자 제보 |
산불피해 지역에서 만난 주민들은 한결같이 격앙된 목소리로 ’연차 경선‘에 나선 이철우 도지사를 비판했다.
산불피해 복구에 주력해야 할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가운데 연차를 사용해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하자 산불피해 지역 주민들이 거센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9일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고, 연차를 사용해 월급과 수당도 고스란히 받으면서 국민의힘 경선에 뛰어들었다.
대선이라는 게 사활을 걸고 덤벼도 모자랄 판에 그것도 연차를 이용해 도지사 직은 유지한 체, 선거에 임하겠다는 것은 속내가 뻔히 보인다는 것이다.
연차를 사용해 경선에 참여하고 패배해도 도지사 자리로 복귀하면 되고, 이참에 대선 경선 출마로 자신의 정치적 인지도도 쌓고 ‘대선주자급’ 인물이라는 홍보 효과를 노리는 내년 지방선거를 위한 포석이라는 지적이다.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선거일 30일 전인 5월 4일까지 사퇴를 해야 한다. 다만 당내 경선은 현역 신분을 유지한 상태에서 참여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지역도 아니고 국가 수준의 역대급 산불피해에 지역 주민들은 비극과 절망의 고통 속에서 보내는데 그들의 안위를 책임져야 할 도지사가 연차를 이용해 자신의 인지도를 쌓기 위해 경선에 뛰어드는 것이 과연 적절했는지에 대해 지역민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이 지사는 또한 3월 31일 오전 모 방송국의 전화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복구 대책을 묻자 "지금부터 새로운 나라를 만드는데 새로운 지역을 만드는데 특히 북부지역이 낙후돼 있다"며 "'파괴의 미학'이라고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파괴의 미학'은 자연재해나 전쟁으로 인한 파괴가 아닌 인위적으로 부수고 새롭게 만든다는 의미가 강하다. 이에 야당은 “대규모 산불로 영남권에 거주하는 국민들은 삶의 기반을 잃고 절망하는데 어떻게 '파괴의 미학'이라는 말을 입에 올릴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 지사는 이날 SNS에 “대규모 피해 상황을 원상복구를 넘어 선진형으로 개선복구하여 전화위복의 계기로 만들자고 하는 뜻으로 이야기했다”고 해명했다.
역대급 산불피해에 주민 27명이 숨지고 주택 4203채를 태우면서 이재민 3368명이 경로당 등 임시주거시설에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농작물 1555ha와 축사 71채, 농기계 2639대 등이 피해를 입었고, 영덕에서는 어선 19척과 인양 크레인 1대가 전소되는 등의 피해가 컸다. 인명피해도 역대 최고를 기록했고, 아직 피해복구 착수는 둘째치고 산불 관련 피해조사도 제대로 끝내지 못하고 있다.
산불피해에 신음하는 도민들을 팽개치고, 도지사라는 현직을 유지한 체, 자신의 정치적 인지도를 위해 ‘연차 경선’에 뛰어든 이 지사에게 산불피해 지역 주민들은 비판수위를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