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하고 세심한 오늘날의 정보화 시대에서 인문학(人文學) 사유(思惟)가 중요한 사회적 기둥이 되고 있다. 우리의 현실이 가상의 디지털 정보화 시대에서 '많이 안다'는 지식 정보의 측도로 우리 전체를 극단적 실증주의로 치닫는 생활에서 벗어나 스스로 생각하는 사유(思惟)가 중요한 것이 사람이 사는 세계다.
가상논리가 현실화 되면서 현실이 영상의 참세상으로 되어 가는 이 사회에서 진정한 나 자신의 본질을 잃지 않고 생각 할 수 있는 능력을 유지할 수 있는 인문학적 소통이 필요하게 되었다. 사람은 살아 가면서 많은 경험을 하게 되고 그 경험을 통하여 또 새로운 경험을 반복하면서 풍부한 생각이 누적되는 가운데 가치있는 철학적 판단이 형성되는 것이다.
과학이 사실을 설명할지언정 사람 자체를 기술해 내지는 못한다. 그러나 인문학적 문화를 공유하게 되면 사람의 내면을 찾아가면서 서로의 생각이 이어지고 삶의 가치 판단이 정립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이어지는 관계에서 얻는 문화적 향유는 각각의 집단이 처해 있는 특수한 환경과 상황, 또는 주변의 다른 집단과 교류하면서 오랜 기간에 걸쳐 축척된 가치로운 결과물이며 삶의 든든함 사유의 틀로 자리잡는다.
인문학적 자각을 문화를 통해 찾아가는 일상이 미래로 향하는 자아의 발견이기도 하는 문제점을 잘 간파한 현실에서 어느 지역에서나 문화를 강조하는 단체가 많아지고 있다. 문화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모두가 다 잘 알고 그 활용방법과 접근 방법이 아직 미숙한 부분이 많다. 문화는 결코 어느 특수한 집단의 점유물이 아니며 특수 단체만이 가지는 금단의 분야도 아니다.
문화적 사유를 공유 하면서 각자의 창조적인 세계로 각각의 내면이 도달하는 새로움도 다르므로 결코 단절되어서는 안 되는 공동체의 생활 문화가 왕성한 사회가 바람직하다. 경험의 문화를 서로 경험함으로써 생성되는 미래의 가치는 무한(無限)한 것이다.
지난 4월 어느 날, 장육사에서 국수 보시하는 날의 자그마한 문화행사는 지역 주민들과 나누는 소담한 축제의 날이었다.
국수 한 그릇을 나누어 주시는 장육사 스님들과 신도들이 마련한 자리에 여명의 원장님께서 주선하신 영덕 군민들의 시화와 그림과 음악과 김옥순 무용가의 안무, '시(詩)골길 따라' 시낭송회 회원들의 시낭송이 어우러지는 그야말로 작은 잔치였지만 그날 받은 감동과 가슴에 차오르는 생활 속의 창작작품은 가장 숭고하고 아름다운 내면의 발로(撥虜)였다. 이런 풍경이 바로 인문학적 문화의 결정체이며 미래로 나아가는 삶의 방법인 것이다.
우리 지역의 문화 단체가 점점 많아지고 있고 지역민이 함께 참여하는 기회도 점차 많아지고 있는 것은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만 그 중에는 아직도 어느 문화 단체는 단단한 벽 속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개방되지 못하고 있어 무척 안타깝다.
문화는 사람과 사람이 이어지면서 역사를 만들어가는 중요한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영덕은 얼마 후면 도립 도서관이 개관 한다고 한다. 그 도서관이 개관되면 지역 인문학적 문화의 산실에 지대한 역할을 하리라는 기대가 있다. 지금도 영덕 도립 도서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인문학적 문화행사가 다양하여 영덕 군민고 학생들의 문화 활동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영덕 도립 도서관은 사회적 공헌도가 높은 기관이라 개관 후의 역할에 기대치가 크다. 생각이 없는 디지털 영상 사회가 고도로 응축될 사회에서 인간의 내면을 더 직시할 수 있는 인문학적 문화는 윤리적 가치를 드높일 수 있어 심미적 가치를 자아내는 인간 본연의 사유를 찾아내는 세계다. 그리하여 정확한 비판의 세계에서 올바른 판단도 할 수 있게 된다.
올바르고 체계적인 정신문화가 정립된 사회는 더욱 발전될 수 있으며 한쪽으로 치우쳐서 서로를 비난만 하는 사회가 아니라 가치 있는 문화가 정립되어 사회 체계가 상식적으로 확립될 수 있다. 문화적 융성으로 찾은 비판은 살아 있는 철학이기 때문이다.
사람과 사람을 잇는 길에 누구나 참여하는 문화가 활발한 지역은 오래된 미래가 빛난다. 사라지지 않는 오래된 미래는 사람으로 융성한 땅이 될 것이다. 자연을 인간화하고 인간을 자연화 하는 문화를 가장 중요한 사회철학으로 실천하는 지역이 가장 각광(脚光) 받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지역에 가장 기다리는 날은 예술촌이 바다를 바라보며 우뚝 솟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