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의 역사 속에 영덕학사를 거쳐간 학생 수가 600명에 이른다. 1기들은 이미 40대 중반이 되었다. 현재 36명의 영덕출신 학생들이 방을 얻어서 숙박을 한다. 통상 40만~50만 원이 소요되는 서울에서의 하숙 대신에 영덕학사에서 월 10만에 기숙을 해결할 수 있다. 무엇보다 서울 한복판인 광화문에 3호선 경복궁역을 이용할 수 있다는 편리함이 있다. 교통편이 좋은 곳에 거처를 마련한다는 것이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큰 안심과 도움이 된다. 식사는 학생들이 따로 해결한다.
영덕학사는 2억 원이라는 기본 자산으로 시작했다. 다른 재단법인과 달리 현금성 자산이 기본자산으로 편입된 것이 아니고, 독지가인 김남수 씨와 서분례 씨가 출연한 2억 원을 모두 몫이 좋은 땅을 모두 사버렸다. 2억 원이라는 현금이 있었으면 이자로 장학사업을 운영했겠지만, 기본 자산은 모두 땅에 묻어두었기 때문에 학사의 운영자금은 각출로 충당되어야 했다. 이사장의 기부, 이사들의 회비, 출향 독지가의 찬조, 군의 보조 등으로 채워졌다. 몇 년 전 영덕학사의 방 몇 개를 전세를 주었고 전세금을 활용하여 운영자금이 마련되면서 학사의 운영은 한결 나아졌다.
며칠 전 학사생들에 대한 2024년 2차 장학금 전달식이 진행되었다. 10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이 지급되었다. 이 자리에는 목우회 회원들, 영해중고 동창회, 개인 기부자 등 다양한 분들이 참석했다. 영덕 출신 선배들이 기부한 찬조품이 발표되었다. 원래 학사의 기능은 영덕에서 떠나 멀리 서울에 생활하는 학생들에게 저렴하게 숙소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학사는 여기에 더 나아가서 장학금까지 지급하고 있다.
영덕과 같이 군세가 약한 곳은 특별하게 신경을 쓰고 사람들이 나서서 도와주고 힘을 합치지 않으면 인물을 만들어내기가 쉽지 않다. 초·중·고를 영덕에서 졸업한 후학들이 서울에 올라와서 대학교육을 받을 때 (i) 안전하게 몸을 가눌 숙소를 제공받고, (ii) 경제적으로도 부모가 힘이 들지 않게 저렴하게 또 장학금을 지급받고, (iii) 인성 교육까지 하고, (iv) 영덕의 정체성을 갖도록 하는 것이 영덕학사의 기능이다.
초·중·고와 대학진학까지는 영덕에서 교육지원청, 영덕교육발전위원회, 각 동창회 등이 맡아서 학생에게 도움을 준다. 민간에서 기숙사를 지어서 운영하면서 대학진학생까지 도움을 주는 군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사회에 잘 정착한 영덕 선배들이 학사생들에게 재정적인 지원, 사회진출을 위한 멘토링에 적극 나서주는 것은 새로운 바람이다.
1990년대 영덕학사의 건립에 관여했던 수많은 선배들의 바램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저 멀리 동해안 영덕 출향인을 위한 기숙의 요람, 영덕학사는 해가 갈수록 긍정적이고 선한 기능이 더해져서 영덕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할 것이다. "우리 선배세대들이 후배세대가 잘 되도록 이끌어주었듯이 학사생들도 훌륭하게 잘 자라서 영덕의 후배세대들을 도와주고 잘 이끌어달라"고 당부한 서분례 이사장의 인사말과 같다. 영덕학사생들은 선배로서 후배들을 잘 이끌어주면서 대를 이어 영덕의 인물들로 성장할 것이다. 이제는 영덕학사 졸업생들이 영덕을 위해 봉사할 때도 되어간다. 고향사랑기부제와 같은 고향을 물질적으로 도우는 일, 서울 등에서 개최되는 각종 향우회 모임에 참가하는 등 졸업생들의 참여가 필요하다. 영덕의 밝은 미래가 영덕학사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