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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금요칼럼] 와인 역사와 건강한 삶

고향신문 기자 입력 2025.07.25 09:26 수정 2025.07.25 09:30

장 빈(빈 에듀컬처 대표/ 유튜브 크리에이터)

'신의 음료에서 인류의 음료가 되어버린 와인'. 인류역사는 약 200만 년 전부터인 반면, 포도나무는 700만 년 전부터 지구상에 존재한 것으로 추정된다.
 

고대인에게 와인은 신의 은총으로 이뤄진 기적의 선물이었다. 그들은 자연 발효된 포도즙을 매우 신성시 여겨 자신이 믿는 신들에게 바치며 성스러운 종교의식의 필수품인 '신의 음료'로 여겼다. 역사적으로 보면 와인은 여러 가지 질병의 치료와 예방, 건강의 유지에도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는 "와인은 약으로서 가장 맛있는 것"이고, "건강할 때나 아플 때나 변함없이 대단히 훌륭한 것"이라고 했으며, "적당량의 와인으로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라고 와인의 건강 효과에 대해 극찬 한 바 있다.
 

근대에 접어들어서도 알코올 발효의 원리를 알아낸 미생물학자 파스퇴르는 "와인은 가장 위생적인 건강 음료다"라고 말한 바 있고, 페니실린의 플레밍도 "페니실린이 환자를 구한다면, 와인은 죽음의 생명을 되돌릴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는 1980년대 말, 전 세계 사람들을 대상으로 심장질환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이 연구에서는 포화지방 섭취량이나 혈청 내 콜레스테롤 농도가 비슷함에도 불구하고 영국인과 미국인보다 프랑스인의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프랑스 르노(Renaud. S.) 박사의 연구결과 프랑스인들이 식사때마다 일상적으로 마시는 와인 섭취량이 좌우했기 때문이라고 발표되었다. 미국에서도 레드 와인과 건강의 함수 관계에 대한 논문이 접수되기 시작했는데, 사람의 몸에 수분 85%, 알코올 도수 9~13%, 비타민, 각종 미네랄, 폴리페놀 등이 풍부하게 조합된 와인이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을 낮추는데 기여했음을 밝혀냈다. 이렇듯 질병치료에 이용한 예는 수없이 많으며, 많은 과학자들이 와인이 건강에 미치는 효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또한 BC 2,000년경 함무라비 법전에는 와인 상거래에 대한 기록이 있을 정도니 이제 와인은 신의 음료에서 인류의 음료가 된 것이다.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이 '와인은 어렵다. 특별하다' 라는 견해를 갖고 있는데 그렇지 않다.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을 좋아한다면 이미 와인을 마시고 즐길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다. 한 잔의 와인 속에는 다양한 삶의 이야기가 담겨 있고, 철학이 숨어 있으며 사랑하는 사람과는 묘한 교감을 일으키는 마력도 지니고 있다. 와인을 마시며 상대방과 눈맞춤(eye contact)을 하는 그 순간은 대중적 커뮤니케이션에서 가장 영향력을 발휘하는 때다. 와인의 신 '디오니소스'를 숭배한 그리스인들은 학술적 토론이자 특정한 주제를 놓고 토론을 할 때 와인을 즐겼으며, 토론의 주제를 결정하고 흥을 돋우기 위해 무희와 악사까지 함께 자리하게 했다. 또한 와인을 함께 마시며 토론을 할 때 "함께 마시다"라는 심포지엄(Symposion)에서 오늘날 세미나, 토론회 등으로 쓰이는 심포지엄이 유래하기도 했다.
 

필자는 지난 20여 년 전부터 와인을 접하기 시작했다. 여가생활로 유럽과 와인고장을 찾아 나서고 지난 5년 전에는 독일 로렐라이시와 제주시 국제 와인 교류전을 성황리에 마치며 와인문화 대중화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또한, 국내 포도 생산량이 많은 영동과 청도, 영천시 와인 소믈리에도 개최하며 견학 체험도 실시했다.
 

시대가 급격하게 변화하는 요즈음, 퓨전 문화의 다양성에 걸맞게 와인 브랜딩으로 건강한 삶이 함께하길 기대해본다. 노후에 바람이 있다면 길섶 한적한 곳이라도 좋다. 비를 피하고 바람을 벗 삼아 지친 영혼을 달래려는 사람들에게 와인 한 잔을 주고 받으며 인생을 함께 마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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