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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고향에서 보내는 여름휴가, 의미와 가치 되새길 때

고향신문 기자 입력 2025.07.25 09:20 수정 2025.07.25 09:22

올해도 어김없이 폭염이 몰려오며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됐다. 직장인 10명 중 8명이 여름휴가를 계획하고 있으며, 이들 중 대부분이 해외보다는 국내 여행을 선택했다는 조사가 이를 반영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직장인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여름휴가 계획이 있는 이들 중 83.5%가 국내 여행을 선호했으며, 강원권을 비롯한 자연 친화적 지역이 주로 선택되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여행의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맛집 탐방'이나 '관광 명소 투어'보다는 '휴식과 자연 풍경 감상'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여가가 아니라 치유와 재충전을 바라는 현대인들의 정서가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고향에서의 여름휴가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고향은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다. 그곳엔 가족이 있고, 기억이 있고, 따뜻한 정이 있다. 도시의 바쁜 일상과 소음에서 벗어나 평상에 앉아 들리는 개구리와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밤하늘을 바라보는 경험은, 어떤 화려한 관광지보다 값지다. 고향은 우리를 다시 사람답게 만드는 공간이자, 진정한 힐링의 장소다.
 

더불어 고향 방문은 지역 경제 회복에도 큰 힘이 된다. 특히 지난 3월 대형 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청송, 영양, 영덕 등 경북 북부 지역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닌 관광지임에도 불구하고 아픔을 겪은 곳들이다. 정부의 복구 지원과 국민들의 기부, 그리고 지역민들의 자발적인 노력 덕분에 이들 지역은 점차 일상을 되찾아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경북 고향溫(온) 버스'와 같은 착한 관광 상품이 확대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관광을 통해 피해 지역을 돕고, 여행이 곧 나눔이 되는 구조는 지속 가능한 국내 관광의 미래를 보여준다.
 

문학과 별빛의 고장 영양, 유네스코 지질공원을 품은 청송, 해안과 숲을 잇는 웰니스 관광지 영덕은 그 자체로 치유의 땅이며, 기억과 정서를 일깨우는 공간이다.
 

올여름, 많은 인파로 북적이는 유명 관광지 대신 고향에서 휴가를 보내는 것은 어떨까. 부모 형제를 만나 정을 나누고, 추억 어린 공간을 다시 걸어보는 그 시간은 어떤 휴가보다 값질 것이다. 진정한 여름휴가는, 몸과 마음을 모두 쉬게 해주는 고향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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