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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한다. 시간 속에서 일어나는 순간순간의 그 많은 기억들을 잊지 않고 누적시켜 놓고 생활한다면 아마도 인간은 형형색색의 기억 탓으로 일상의 혼란을 가져오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우리는 시간 속에서 형성된 많은 기억을 때로는 잊을 수 있는, 여백의 공간이 필요할 때가 있다. 즉, 생각을 비우는 망각의 공간이야말로 우리에게는 어쩌면 필요불가결한 것이라 생각한다.
인간에게 망각이라는 공간이 없다면, 내일을 위한 새로운 발전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아다. 그래서 우리는 망각의 공간을 다시 채우기 위해 또 다른 시간이 필요하게 된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사람들은 오래된 기억을 자연스럽게 조금씩 잊어가는 것은 어쩌면 정상적인 생활인의 시간인지도 모른다.
예컨대, 학업에 열중해야 하는 시기에는 망각의 속도가 대체로 늦다. 그러나 오랜 세월을 살아온 기성세대들에게는 망각의 속도는 자신도 모르게 조금씩 빨라지는 것을 누구나 경험하고 있을 것이다. 예컨대, 학교에 재학 중인 각각의 학생마다 자신이 배운 지식의 학습 성과를 쉽게 망각하지 않기 위해 반복적인 학습을 끊임없이 하게 된다.
그런가 하면, 기성세대들의 망각 수준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흐릿하여 끝내는 자신의 존재마저 인지하지 못하고 돌발적인 행동하는 사례를 우리는 심심찮게 마주할 수 있다. 이러한 망각 수준은 기성세대인 고령의 현대인에게 자칫, 찾아올 수 있는 끔찍한 질병이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지난 3월 하순경, 생각하기조차 싫어지는 경북지역의 산불은 수많은 재산적 피해와 인명 피해를 가져온 끔찍한 산불화재를 우리는 쉽게 망각할 수가 없다. 한 사람의 잘못된 안전 불감증으로 인해 발화된 지난번 산불화재 현장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의 그 자체였었다.
산불을 지켜보던 모든 국민들의 바람은 이재민들이 하루속히 아픈 상처를 잊고 예전과 같은 일상적인 생활을 영위하기를 소원하였다. 그러나 산불화재로 적지 않은 재산적 피해를 입은 많은 이재민들에게는 살아생전 결코 망각할 수 없는 깊고 깊은 아픔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정부와 민간 봉사단체에서 끊임없는 지원과 봉사와 피해복구 작업이 있었기에 이재민 대부분은 어느 정도 산불화재에 대한 악몽에서 조금씩 잊어가고 있으나 실제적인 보상은 아직도 요원하다는 목소리가 높다는 것을 정부와 관계기관에서는 쉽게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 생각한다.
짐짓, 우리는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탓인진 몰라도 지나간 일을 더러는 쉽게 망각하는 경우가 빈번히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지난번 산불화재로 인해 적지 않은 피해를 입은 이재민들의 깊은 상처만은 우리들 기억에서 쉽게 지워져 버리고 망각해서는 안 될 일이다.
이제, 새롭게 출범하고 있는 이재명 정부는 지난번 경북지역에서 발생한 산불 피해를 입은 이재민들에 대한 완전한 배상이 이루어지도록 강력한 후속 조치가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