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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

˝사고 나야 움직이나˝ 풍력 공사로 몸살 앓는 도로

최재환 기자 입력 2025.05.30 10:27 수정 2025.05.30 10:30

대형 덤프트럭에 갈라지는 도로, `안전 경고등` 불안 떠는 달산 주민들
트럭 질주 시 가옥 흔들릴 정도 농번기 주민 안전 위협 · 도로 파손 `이중고`


[고향신문=최재환기자] 영덕군 달산면에서 추진 중인 풍력발전 단지 건설공사가 도로 파손과 주민 안전 위협 문제로 논란을 빚고 있다. 공사 현장을 오가는 대형 덤프트럭이 하루 수십 차례 농어촌 도로를 통행하면서 사고 위험이 급증하고 있지만, 관할 지자체의 대응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현재 달산면 일대에서는 풍력발전기 18기 설치를 위한 대규모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골재를 실은 덤프트럭 20~30대가 연일 좁은 지방도로를 빈번히 드나들고 있으며, 이로 인해, 도로에 균열이 생기고 지반 침하가 발생하는 등 심각한 손상이 확인되고 있다.
 

주민 A씨(63)는 "덤프트럭이 지날 때마다 집이 흔들릴 정도"라며 "도로는 갈라지고, 패여서 농기계로 다니기조차 어렵다. 언제 사고가 날지 몰라 하루하루 불안하다"고 호소했다.

문제는 차량 통행량만이 아니다. 일부 차량은 과속, 중앙선 침범, 난폭 운전까지 서슴지 않아 위험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해당 도로는 급커브와 급경사가 반복되는 구간으로, 대형 차량 운행 자체가 위험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공사 차량에 대한 단속이나 관리·감독은 사실상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농번기를 맞아 도로 이용이 늘어난 가운데, 대형 차량과 농기계, 보행자가 혼재하는 상황은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주민들은 "민원을 수차례 넣었으나 행정은 요지부동"이라며 "결국 인명 사고가 나야 움직이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일부 구간에서는 경계석이 붕괴되고, 도로 구조물이 손상될 정도로 하중에 대한 취약성이 드러나고 있다.
도로 표면 곳곳의 균열과 파손 흔적은 2차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위험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관계 기관에 ▲덤프트럭 운행 중단 ▲정밀 안전 진단 ▲도로 보강 및 복구 공사 ▲공사 차량 속도 제한 및 통행 시간 조정 등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특히 공사 관계자의 안전 불감증과 행정의 소극적 태도에 대한 비판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지역 청년단체 관계자는 "도로 여건도 고려하지 않고 대형 차량을 무분별하게 투입한 것은 명백한 관리 책임 부실"이라며 "사고가 난 뒤에야 대응하는 뒷북 행정은 이제 멈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풍력발전이라는 친환경 에너지 확보가 중요한 과제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 과정에서 지역 주민의 안전과 생활권 보호가 소홀히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 다시금 강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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