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다시 피어나는 희망, 영덕의 내일을 위하여
2025년 3월, 영덕을 덮친 대형 산불은 순식간에 수많은 이들의 삶터와 생업을 무너뜨렸습니다. 아름드리 숲과 오래된 마을길, 정겨운 이웃과 나누던 수많은 추억의 공간들이 하루아침에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재난 앞에서 우리는 깊은 상실감과 충격을 겪었지만, 그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희망의 불씨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영덕은 단지 하나의 지명이 아닙니다. 푸른 바다와 힘찬 파도, 깊은 산세와 대게의 향기가 어우러진 이곳은 무엇보다 따뜻한 공동체 정신이 살아 숨 쉬는 자랑스러운 고장입니다. 산불이 많은 것을 앗아갔지만, 영덕의 정신은 결코 꺾이지 않았습니다. 그 중심에는 군민들의 강인함과 이웃을 향한 연대, 그리고 ‘함께 다시 일어서겠다’는 굳은 의지가 있습니다.
전국 곳곳에서 보내온 따뜻한 손길은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개인, 기업, 단체들이 보내온 구호물품과 후원금, 그리고 “힘내라 영덕”이라는 짧지만 진심 어린 응원 메시지 하나하나가 군민들에게 큰 위로와 용기를 안겨주고 있습니다. 행정 역시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영덕군은 통합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주거 복구, 세금 감면, 심리 상담, 생활안정자금 지원 등 실질적인 복구 대책을 마련해 시행 중입니다. 군수님을 비롯한 약 600여 명의 공무원들은 밤낮없이 군민 곁을 지키며 ‘다시 걷는 길’에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번 산불은 단순히 외형적 피해를 넘어, 마음의 상처까지 남겼습니다. 가족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 삶의 터전을 잃은 상실감은 종종 깊은 심리적 고통으로 이어집니다. 따라서 물리적인 복구와 더불어 심리적 회복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합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서로의 마음을 살피고, 치유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심리 상담과 지역 맞춤형 치유 프로그램이 확대되어야 할 이유입니다.
아울러, 장기적인 재난 예방 시스템 구축도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산불과 같은 자연재해는 언제든 다시 찾아올 수 있습니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지역 내 산불 예방 교육과 주민 대상 캠페인을 강화하고, 드론이나 센서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감시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람과 기술의 협력은 지금 이 시대가 요구하는 필수 조건입니다.
또한, 이번 산불을 계기로 우리는 자연재해에 대한 기억을 단지 잊는 것이 아니라 기록하고, 배우고, 대비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이에 따라 영덕군은 재난의 교훈을 후대에 전하고, 지역사회의 회복탄력성을 높이기 위한 안전재난 교육시설 조성도 필요하다고 판단됩니다.
이제는 우리 모두가 ‘작은 움직임’을 시작할 때입니다. 마을회관에 모여 서로 안부를 묻고, 정보를 나누며, 필요할 경우 통합지원센터를 방문해 도움을 요청하십시오. 이처럼 일상 속에서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지역 회복을 앞당기는 밑거름이 됩니다.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의 용기 있는 참여가 곧 영덕 재건의 초석이 됩니다.
다행히 ‘여행+동행 캠페인’을 통해 영덕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다시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게거리에는 웃음이 돌아오고, 블루로드를 따라 걷는 이들의 모습이 하나둘 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영덕의 재건을 돕는 작지만 강력한 응원의 실천입니다.
존경하는 군민 여러분, 우리는 이 고통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고통을 이겨내고 나아간다면, 우리는 더욱 단단한 영덕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우리 안의 강인함, 전국 각지에서 보내온 연대의 힘이 모여 다시 살아날 영덕의 내일은 분명 오늘보다 더 밝을 것입니다.
이제 다시 한 번만 용기를 내주십시오. 여러분은 영덕의 심장이며, 영덕은 여러분의 손으로 다시 피어날 것입니다. 함께 걸으면 어떤 시련도 극복할 수 있습니다.
힘내십시오, 영덕. 우리는 결코 혼자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