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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대, 오월에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우리 모두의 아이들인 '어린이날'이 있는가 하면,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처님 오신 날, 성년의 날, 유권자의 날,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 부부의 날 등이 있다.
이처럼 오월에는 일 년 중에 여느 달과 다르게 가족 중심과 정신적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뜻깊은 여러 날이 밀집해 있는 달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 지역의 오월은 어느 해의 오월보다 마음이 무겁고 시름이 짙게 깔린 오월을 맞이하고 또 보내야 할 것 같다.
의성 산불로 인한 화마가 핥고 지나간 산과 들과 바다와 마을에는 검게 그을린 화재의 흔적이 아직도 곳곳에 남아있기에 수많은 이재민을 비롯하여 이를 지켜보고 있는 지역 주민들 마음 또한 시름이 깊을 수밖에 없는 오월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산불 화재로 인해 피해가 심한 마을 대부분은 고향을 떠나지 않고 흙과 함께 생활하고 계시던 노령인 부모님의 삶의 터전이었던 산과 들과 마을이 소실 되었기에 마음이 더욱 아프고 시리다는 것을 숨길 수가 없다. 노령의 몸과 마음으로 아직도 임시 대피소에서 하루하루를 불편하게 보내고 계시는 부모님을 생각하고 있을 이재민들의 자녀들은 다가오는 어버이날을 어떻게 맞이하고 보내야 할 것인가에 대해 한 번쯤은 깊이 생각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돌이켜 보면, 예년의 오월에는 평온한 들녘에서 주름진 세월을 뒤로 하고, 일 년 농사를 시작 하기 위해 분주한 나날을 보내야 할 계절임에도 불구하고 늙으신 부모님들은 검게 타버린 집과 빈 들녘만을 마냥 바라만 보고 계신다.
이번 산불 화재의 원인은 개인의 안일한 부주의에서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야말로 언제나 그러하듯이 안전불감증이 가져온 엄청난 인재라고 볼 수 있다. 수십 년 전, 모든 국민들이 '푸른 산 가꾸기' 산림녹화 사업으로 이룩한 푸르른 강산이었지만 개인의 한순간 부주의로 인해 지금의 임야와 주택을 잿더미로 만들고 말았지 않은가.
따라서 산불 화재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각종 사건 사고는 어쩌면 안전불감증에 대한 인식 부재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가 있다. 이번 산불 화재를 계기로 이제는 우리 사회의 환경 안전망과 각종 재난 대응 시스템 전반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이며 근본적인 재점검과 개선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 생각된다.
바라건대, 국민을 위한다는 여·야 정치권은 정쟁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산불 화재의 아픔을 겪고 있는 수많은 이재민들의 재정적 손실에 대한 보상은 물론이며 정신적 트라우마를 치유할 수 있도록 모든 정치적 지혜를 모아 줄 것을 바란다.
그리고 푸르른 오월이 다 가기 전에 여·야 정치권은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다면, 이번 산불 피해를 입은 이재민들로 하여금 예전과 같은 일상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신속하게 처리해 줄 것을 바라고 또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