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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아침을 여는 초대시] 무서운 비

고향신문 기자 입력 2024.10.04 10:00 수정 2024.10.04 10:07

| 김 인 수

여러 해 무서운 비가 내렸습니다
별빛 내려오던 창을 닫고
빗물을 뜯어내며
젖지 않으려
말없이 깊이 나를 끌어들이며 왔습니다
하지만 비는 그침 없이 내려
나를 뚫고 지나가곤 했습니다

때로는 저만치 물결 아래로 일어서는
햇살 비낀 비를 보았습니다
스밈과 경계 지우기를 반복하면서
바람 속에서 나를 비웃고 있었습니다

폭풍우 속에서도 젖지 않는
깨끗한 물결 한 자락 기다리며
쉬 잠들지 못했으나

무서운 비
틈새를 파고들며
끝없이 따라오고 있었습니다.

 

▶약력
●경북 영덕 강구 출생. 2009년<아람문학> 신인상 수상 등단. 시집 「분홍바다」「푸른 벼랑」「지상에서 가장 먼 것들」「그 바다에 꽃이 핀다」.
●경북문협 작가상, 경북펜문학 작가상, 경북여성문학상, 경북일보 청송객주 문학상, 경상북도 문학상 수상.
●한국문인협회, 경북문인협회, 경북여성문학회, 영덕문인협회, 토벽문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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