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계 계곡은 조선 정조 8년(1784년) 침류재, 손성을(1724~1796)이 건립한 정자인 침수정을 중심으로 한 경관을 자랑한다. 손성을은 계곡과 암벽의 아름다운 지형지물 37곳에 이름을 붙여 '옥계 37경'으로 명명했으며, 그중에서도 침수정 건너편 기암절벽에 새겨진 '산수주인 손성을'이라는 글귀는 이곳의 역사적 가치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옥계계곡은 18세기부터 19세기까지 수 많은 문인들의 시와 기문에 등장해 그 아름다움을 찬양받아 왔으며, 김정호의 1834년 청구도에도 '옥계'로 명시될 만큼 조선시대부터 유명한 명소였다.
뿐만 아니라, 옥계계곡 주변은 소나무와 회화나무, 느티나무가 울창하게 자리 잡고 있으며, 암벽 사이에는 희귀·멸종위기 식물인 '둥근잎꿩의비름' 자생지가 형성되어 있어 생태적으로도 중요한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역사적, 자연적 가치를 지닌 옥계계곡이 여름철 피서객들이 버린 각종 쓰레기로 인해 사실상 '쓰레기장'으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심각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관할 지자체의 관리와 감독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국가지정문화재로서의 명성에 걸맞지 않게, 계곡 곳곳에는 피서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가 방치되어 있으며, 이는 자연환경을 훼손하는 것은 물론, 명승지의 미관을 크게 해치고 있다.
특히, 쓰레기 처리에 대한 홍보와 계도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다 보니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지자체의 관리 소홀로 인한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지역은 이미 여러 차례 쓰레기 문제로 논란이 되었음에도 불구, 근본적인 해결책은 여전히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방문객들의 시민의식 부족을 탓하기 전에, 관할 지자체가 보다 적극적인 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명승지 가치를 보존하고, 후대에 온전히 물려주기 위해서는 보다 강력한 관리와 감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계절별로 쓰레기 수거 및 관리 인력을 확충하고, 피서객들을 대상으로 한 철저한 환경 보호 교육과 캠페인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옥계계곡이 쓰레기장으로 전락한 현 상황은, 단순히 방문객들의 문제를 넘어 관할 지자체의 책임방기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자연과 역사를 지키기 위한 적극적인 행정 조치가 없이는, 국가지정문화재라는 명칭이 무색할 정도로 옥계계곡의 아름다움은 점차 퇴색할 수밖에 없다. 이제는 지자체가 더 이상 문제를 방관하지 말고,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