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밤, 영덕의 축산항에서 열린 작은 음악회는 우리 사회가 잊고 지내는 중요한 가치를 일깨워 주었다. 어촌마을의 작은 부두에 설치된 소박한 무대, 그 주변을 둘러싼 어선들, 그리고 음악을 즐기기 위해 모인 100여 명의 주민들. 그 자리에서 느낀 감동은 그 어떤 대규모 행사에서도 느낄 수 없는 것이었다.
이 음악회는 단순히 음악을 연주하는 행사가 아니었다. 그것은 축산항 주민들이 한데 모여 음악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나누고, 추억을 되새기며, 공동체의 일체감을 확인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어릴 적 이곳에서 열리던 수영대회나 풍어제가 그러했듯이, 이번 음악회는 고향 사람들에게 다시금 만남의 장을 제공했다.
특히, 마지막에 연주된 "항구의 남자"라는 트로트 곡은 주민들의 자부심을 불러일으켰다. 단순히 노래를 부르는 것을 넘어, 이 곡은 '축산항의 남자'로 개사되어 지역 주민들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순간이 되었다. 이러한 지역색을 살린 행사는 단순한 오락을 넘어 지역 사회를 하나로 묶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이 작은 음악회가 주는 교훈은 명확하다. 소규모의 문화 행사가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을 얼마나 높일 수 있는지를 보여준 것이다. 규모가 크지 않아도, 주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지역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이러한 문화적 시도가 지속되어야 한다. 이는 단지 한 번의 행사가 아니라, 매년 열릴 때 그 진정한 가치를 발휘할 수 있다.
앞으로 이 음악회가 더욱 성장해 유튜브와 같은 매체를 통해 널리 알려지기를 기대한다. 이를 통해 축산항의 아름다움과 주민들의 따뜻한 마음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질 것이다. 나아가 이러한 작은 음악회가 전국의 다른 지역에서도 활성화되어, 각 지역의 특색을 살린 문화 행사가 자리 잡기를 바란다.
이번 행사를 준비하고 봉사한 이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이러한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어져 고향 축산항이 사람들의 기억 속에 따뜻한 추억으로 남기를 기대한다. 작은 부두에서 울려 퍼진 음악은 비록 잠깐이었지만, 그 울림은 오래도록 가슴에 남을 것이다. 이러한 작은 음악회가 우리 사회 곳곳에 더 많이 생겨나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