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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향소식

김동원 시인, 시집 『관해觀海』 출간

김효진 기자/ 기자 입력 2024.08.23 17:53 수정 2024.08.23 18:01

바다에 대한 놀라운 응시와 철학적 사색 돋보이는 언어의 여정

↑↑ 김동원 시인의 시집 「관해觀海」 표지


영덕 출신의 김동원 시인이 시집 「관해觀海(2024, 그루)」를 출간했다. 지난 2022년 빠스각 빠스스각‘에 이어 3년 만이며, 네 번째 시집이다.


이번 시집에서는 고향 바다에 대한 놀라운 응시와 철학적 사색에 깊이를 더한 언어의 여정을 잘 보여준다.


시집 관해는 제1부 바다와 시니피앙, 제2부 세월처歲月處, 제3부 꼽추 누이, 제4부 찐빵과 미역, 제5부 동백꽃 모가지 등 5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바다와 시니피앙‘ 외 32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이번 시집에는 독자들을 위한 자전 해설도 곁들였다.


김삼환 평론가는 “'시와 사유', '자전 해설' 또한 이채를 띠는 이번 시집을 위해 저자는 고향 영덕 일대의 바다는 물론, 울릉도와 제주도, 비진도와 지심도 등 섬이란 섬, 바다라는 바다를 두루 돌아다녔다. 그리고 바다의 절대시를 읽고 또 마음에 아로새겼다. 그 결과 바다는 하늘이었다. 불교적 우주관의 하늘이 도리천忉利天의 삼십삼천이라면, 이번 시집의 서른 세 편은 바다의 모든 것이며 가장 깊은 심연이다. 일찍이 공자는 동산에 올라 노나라가 작다는 것을 알았고, 맹자는 진심장구 상편에서 '관해난수觀海難水'라 하여 바다를 본 사람은 물에 대해 더 이상 말하기가 어렵다. 이런 바다의 사유와 방법으로서 '관해觀海'는 무엇인가? (무)의식의 바다에 대한 관심과 관찰, 관조로서 물物은 무엇이며, 어디에 있는가? 그 질문의 물[水]과 바다는 이번 시집을 통해 어느 정도 관해(寬解, remission)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의 바다는 풍경이자 상처이며, 사물과 마음의 바다이자 시니피에와 시니피앙의 바다로서, 물의 경전이다. 그것은 시인의 마음에서 생성된 풍경인 만큼, 마음의 추상[意景]을 말한다.”고 평했다.

 

↑↑ 김동원 시인


김동원 시인은 “바다는 언어의 구각(舊殼)을 버리고 언어 이전의 속살을 드러내는 작업이다. 하여, 바다는 밑도 끝도 없는 무명(無明)의 미학이며, 인생의 바다이기도 하다. 지구의 위대한 작품이 인간이라면, 우주 빅뱅의 놀라운 마스터피스(masterpiece, 걸작)는 바다다. 하늘(天)이란 개념으로 하늘의 모든 것을 다 드러낼 수 없듯이, 시집 「관해觀海」는 바다란 말(言)로 그 현묘한 이치를 다 담을 수 없다.”고 출간 소감을 말했다.


김동원 시인에게 ’집은 시의 바다로 나 있는 꿈길‘(「자전 해설」)이다. 꿈에도 길이 있다면 바다로 나 있는 시의 집이 그것이다. 그 집에 당도하는 데는 생의 아픔과 슬픔의 고비를 넘고 넘은 이순의 나이를 넘어서였다. 김동원에게 바다는 지우는 방식으로 채우는 바다의 묘리가 숨어 있다. 이런 모순의 ’바다는 언어를 가리고 언어로 핀다‘(「시뮬라크르」). 언어로서 언어를 넘어서는 시작詩作의 본령을 그는 추구한다. 그에게 바다는 질문이자 눈물이며, 아버지이자 어머니이다. 그에게 고향 바다는 시의 화엄으로 들어가는 성스러운 공간이다. 특히 이번 시집 관해觀海 속에는 동해를 배경으로 태어난 시가 절창絶唱이다. 「곱추 누이」,「흐렁 흐렁 흐렁」,「작부酌婦」,「고래불 해수욕장」등의 작품은 아주 빼어나다. 김동원 시인의 많은 시편들이 그렇듯, 그는 주역의 비괘否卦를 통해 천지의 아름답고 깊은 서정의 방식을, 바다를 통해 시로 교직한다.


남정면 구계항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자랐다. 1994년 「문학세계」로 등단, 2017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동시, 2020년 「문장21」에 평론이 당선되었다. 

 

시집 「시가 걸리는 저녁 풍경」,『구멍』, 「처녀와 바다」, 「깍지」, 「빠스각 빠스스각」, 시선집 「고흐의 시」, 시 에세이집 「시, 낭송의 옷을 입다」, 평론집 「시에 미치다」, 동시집 「우리 나라 연못 속 친구들」, 「태양 셰프」를 출간하였으며, 시평론 대담집 「저녁의 詩」를 편저했다.


대구예술상, 고운 최치원문학상 대상, 대구문학상, 영남문학상 수상, 계간 「문장21」 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대구시인협회부회장 역임했으며, 현재 대구문인협회 부회장. 한국시인협회원, 한국문인협회, 대구아동문학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텃밭시인학교」 대표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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