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상황은 도내 다른 지역의 해수욕장도 상황이 비슷하다. 포항은 28만5천255명에서 21만476명, 경주는 10만9천989명에서 8만6천160명, 울진은 8만256명에서 6만7천599명으로 각각 감소했다. 이러한 피서객 수 감소는 올해 여름에 바다에 독성이 있는 해파리가 많이 나타났고 폭염과 폭우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피서객이 준 것으로 분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북도를 제외한 다른 지역의 해수욕장은 피서객이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강원도에 따르면 올해 도내 해수욕장 누적 방문객은 750만 5천9명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6% 늘어난 수치다. 경남도에서는 거제·통영·남해 등 해수욕장 26곳을 찾은 방문객이 76만 4천557명으로 지난해(60만 431명) 대비 27.3% 늘었다. 지난해 60만 3천741명이 찾은 전남지역 해수욕장 피서객은 올여름 62만 7802명으로 4% 증가했다.
피서객이 증가한 주요 해수욕장을 살펴보면 강릉시는 경포해수욕장에 해수풀장, 대형 슬라이드, 오리바위 다이빙대 등의 종합 물놀이 시설을 설치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해수욕장으로 운영했고, 동해시는 망상해수욕장에 수상액티비티, 어린이 물놀이장, 야간 불꽃놀이존을 조성하고 벼룩시장 등 다양한 체험이 가능한 복합 테마 해수욕장으로 운영해 호평을 얻었다고 한다.
또한 거제시 명사해수욕장에 반려견(댕댕이)과 함께 즐길수 있는 댕수욕장을 운영하는 등 해수욕장 운영을 생활트렌드에 맞추고 샤워장, 화장실 편의시설을 개선한 점이 피서객들의 호응을 얻었다고 하였다.
영덕군도 피서객 유치를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해파리 출몰로 동해안 일대에 해파리 주의단계 특보가 발령되자 해수욕장마다 이중으로 된 해파리 차단망을 설치하였으며 피해 발생에 대비해 식염수와 스테로이드 연고 등 응급조치에 필요한 구급약품을 추가로 배치하였다. 수시로 해역 모니터링을 실시하였고 조업 중 건진 해파리 수매사업도 실시하였다.
또한 고래불 해수욕장은 해변축구대회, 백합줍기 체험행사, 대진해수욕장 광어 맨손잡기, 장사해수욕장은 주말 해변축제 등 해수욕장별 특별 행사를 추진하며 피서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특히 영덕 고래불 해수욕장은 경북 동해안에서는 처음으로 문화체육관광부의 장애물 없는 열린 관광지 조성으로, 휠체어 매트와 수상 휠체어 등의 체험 콘텐츠를 운영하여 장애인과 노약자도 불편함 없이 해수욕을 즐길 수 있어 큰 호평을 얻었다.
피서객 안전사고 예방에도 만전을 기했다. 인명사고 예방을 위해 안전관리요원을 대상으로 울진해양경찰서와 합동현장교육을 시행하였고, 여름경찰관서를 운영하며 군·경찰·해경·소방서 등 127여 명의 인원을 현장에 배치하고 일몰 후에는 순찰 강화를 통해 안전과 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하였다.
영덕군의 이러한 노력들은 고무적이지만 앞으로의 전망은 그렇게 밝지만은 않아 보인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기후로 인해 우리나라가 아열대 기후로 바뀌고 국지적 기상이변까지 겹치면 폭염이 더욱 기승을 부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기후변화로 인한 백사장 유실로 해마다 많은 비용으로 백사장을 정비하고 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모래가 파도에 유실돼 "'깨진 독에 물 붓기 식'의 예산 투입이라는 지적이다.
동일한 환경에서 피서객이 증가한 해수욕장들의 공통점은 이색적인 콘텐츠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앞세워 '피서객 모시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코로나19를 변곡점으로 감소한 이용객들이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자체 경쟁력을 키워 발길을 되돌리겠다는 전략이다. 해수욕장도 생존을 위한 무한경쟁에 돌입한 셈이다.
일부 전문가들도 "해수욕장을 더 이상 물놀이 장소로만 접근해서는 경쟁력이 없다"며 "문화예술, 해양레포츠, 식도락휴식 등 해수욕장별 특성을 반영한 브랜드를 만들고, 스탬프 투어 등 각 해수욕장을 연계한 관광 상품을 개발해 사계절 내내 방문객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수차례 전국 최우수해수욕장으로 선정되며 전국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찾는 해수욕장의 명성을 다시 찾기 위한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