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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금요칼럼] 그 자리, 그 의자가 그리 탐나시나요?

고향신문 기자 입력 2024.08.23 09:55 수정 2024.08.23 10:02

이 영 숙 칼럼위원

정말 어찌 그러십니까. 도대체 왜 그러십니까. 광복절은 우리 모든 국민이 79년 전의 그 우렁찬 함성을 가슴으로 되새기며 한 번 더 그 감격을 태극기에 새겨 기리면 되지 않나요? 광복절은 우리 민족이 간곡히 바라던 빛을 되찾은 날입니다. 그 이상 무엇을 더 논해야 하나요? 그냥 일본인은 자기 나라로 쫓겨났고, 일본의 악랄한 핍박에서 우리 민족은 해방되어 그 벅참을 우리 후손이 경건하게 기리면 되지 않나요? 미묘한 이념 차이로 79주년 광복절 기념식이, 국민이 보기에 너무 불편하고 어이없게 두 동강 나서 각각 다른 곳에서 치러졌다.


광복절이라는 의미를 그 어떤 사람들보다 확실하게 새기고 있는 분들이 정말 그래야 했을까 하는 반문이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 국민은 그들의 밥그릇 쌈박질이 참으로 어이가 없다. 대한민국 ‘건국절’ 논란을 또다시 수면 위로 떠올려 자신들 주장만 고집하는 형국이다


중국 상하이에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세워진 1919년과 광복 후 정식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1948년 8월 15일 중 언제를 ‘건국 연도’로 하느냐의, 역사학적 논리 주장을 꺾지 않는 분쟁일 뿐이라고 국민은 생각한다. 헌법에서는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했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독립운동가 안창호가 끌어낸 통합임시정부의 과정에서 상하이임시정부의 안창호, 서한성임시정부의 이승만, 대한국민의회의의 이동휘 세 사람이 자기의 위치만 확장 시키려는 고집으로 버티었다면 통합임시정부가 형성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세 사람은 오직 우리나라 독립을 위해, 말할 수 없는 고초와 억압을 당하는 민족을 위하는 투철한 민족주의 정신으로 절절히 뭉쳤기 때문에 통합임시정부가 이루어진 것이다. 이분들은 오직 민족을 위해 밥그릇 쌈박질 따위는 하지 않은 선구자이셨다. 안창호는, 조직의 뿌리는 분명히 개인의 이성과 양심에 근거하여야만 튼튼하고 깊어진다고 하였다. 또, 통합은 사적인 관계나 사실적인 관계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개인적인 논쟁 과정은 당연하고, 어떤 공론이 성립되었다면 그대로 이끌어 가고 보존해야 하는 것이라는 지론도 주장하였다.


공론은 구속적이고 실제적인 일과 사업을 말하니 이데올로기와는 다르다고 했다. 이데올로기란 개개인의 자유로운 사고이며 다른 집합적이고 공식적인 이념체계이며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그때그때 합의되는 의사결정이나 결의사항과는 다르다고 했으며, 이념체계에 근거한 통합보다는 구체적인 일과 계획을 위해 개개인이 상호결합하는 것이 대의를 위해 옳다고 했다.


두 갈래로 갈라져 광복절을 기린 분들, 모두 안창호의 뜻을 다시 한번 새겨 보았으면 한다.

인도 제국은 지난 1858년부터 1947년까지 89년간 영국의 식민지였다. 독립일은 한국과 같은 8월 15일이다.

마지막 총독인 마운트배튼 경은 1947년 8월 15일로 날짜를 정했다. 당시 인도는 인구의 약 25%가 이슬람교도였으며 나머지는 대부분 힌두교이지만 시크교, 불교 등 기타 종교도 있었지만 그런 이데올로기도 나라를 위해 광복절을 기리는 일에 쌈박질은 이때까지 없다. 치사한 부류들이 부러워하는 자리 하나 차지하기 위해 강성 입 하나 더 얻으려 안간힘 쓰는 소위 권력자들, 숨도 쉴 수 없는 외세 억압을 한 번 체험 해 보시렵니까.


자리다툼. 제발 그만두십시오. 우리 국민, 어차피 쪼들리기는 마찬가지이니 세금 좀 더 거두어서 독립기념관 앞에 위세값 하는 의자 두 개 준비하겠습니다. 자리 다툼 하는 두 분, 그곳에 앉으셔서 우리 자랑스러운 독립기념관 잘 지켜 주실 수 있지요?


광복절에 가장 인기 있었던 독립운동가 영상에서 흘러나오던 오희옥 할머니의 애국가도 들고, 1945년 8월 15일 그날에 멈춰 활짝 웃고 계시는 독립운동가들 모습을 한시도 놓치지 않고 바라보면서 독립기념관을 지켜 주십시오. 이데올로기 다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걸 명심하고 두 손 꼭 잡고, 그 의자가 마르고 닳도록 즐기십시오. 참, 두분은 애국가 4절까지 다 부르실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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