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는 자신을 세상에서 가장 사랑한다고 해놓고는 다시 동생을 낳고 말로는 둘 다 똑같이 사랑한다고 한다. 하지만 엄마는 동생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예전처럼 자신을 보살펴 주지 않고 심지어 주변 사람들도 모두 동생만 쳐다보면서 아기가 너무 예쁘다고 칭찬한다. 아끼는 장난감조차 동생과 함께 가지고 놀라고 하고, 약삭빠른 동생은 자라면서 내가 가진 모든 것들을 갖고 싶다고 떼를 쓰기 시작하는데 조금만 화를 내면 울면서 엄마에게 일러버린다. 그런데도 엄마는 이렇게 얄미운 동생을 돌봐주라고 하고 항상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고 잔소리한다.
동생을 미워하고 괴롭히는 아이들을 지도하는 방법은 먼저 동생이 미운 아이들의 부정적인 감정을 인정하고 존중해 주는 것이다.
어린 동생을 안고 있는데 "엄마는 만날 아기하고만 놀아"라고 할 때 "아니야, 너한테는 방금 책 읽어 줬잖아"라고 하면서 엄마와 함께 하고픈 아이의 감정을 무시하지 말고, "엄마가 아기랑 너무 오래 같이 있는 게 싫구나"라고 아이가 느끼는 감정을 말로 표현해 주면서 감정적 공감을 해주는 것이 좋다.
여기서 한 단계 나아가면 아이가 현실에서 느끼는 불만을 상상 속에서 해결하는 경험을 제공해주는 것도 좋다. 예를 들면, 동생이 미워서 "아기를 도로 보내버리세요"하면 "아기를 어디로 보내? 너도 아기를 좋아하잖아"라고 하기보단 "넌 아기가 있는 게 싫은 거구나. 이따금 아기가 없어졌으면 좋겠지"라고 아이가 바라는 것을 말로 표현해 준다.
또한 형제 간의 갈등상황에서 야단치거나 핀잔을 주기보다는 불만을 창의적으로 표현하게 해 주어야 한다.
동생이 가진 장난감을 뺏기 위해 동생 팔을 잡아당기고 있을 때 "아니, 뭐하는 거야? 동생 팔 부러지겠다. 이 녀석 아주 못됐네"라고 하지 말고 "동생을 다치게 하면 안 돼! 자 인형을 가지고 네 동생을 어떻게 하고 싶은지 엄마한테 보여줘 봐"라든가, "네가 얼마나 화났는지 걔가 좀 알아야 될 것 같구나. 한번 편지를 써 보지 그러니"라고 해 보자. 아이들은 감정을 이해받고, 불만을 밖으로 표현하는 것 자체가 문제 해결이 될 수 있다.
심리학자 Dorothy Baruk가 '좋은 감정은 나쁜 감정이 나오고 나서야 들어갈 수 있다'라고 한 것처럼 아이들더러 서로에게 좋은 감정을 가지라고만 얘기하기보다는 아이들이 서로 나쁜 감정을 갖는 걸 인정해 주면 오히려 좋은 감정을 불러올 수 있다. 이 수수께끼 같은 역설이야말로 형제간을 화목에 이르게 하는 비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