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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기름 유출에 방치된 농지 농민 피해는 누가

조원영 기자 입력 2024.12.13 10:38 수정 2024.12.13 10:40

공사 중 환경오염, 방관하는 지자체 농민들 `실효성 있는 대책` 촉구
벼농사 포기해야 하나 농지 오염에 실의 빠진 병곡 수도작 농민들

↑↑ 사진은 기름 유출에 따른 피해를 입은 쌀.

[고향신문=조원영기자] 영덕군 병곡면 각리 656 인근 저수지 공사 과정에서 기름 유출 의혹이 제기되며 농민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농민들은 공사 중 발생한 기름 유출로 인해 농지와 작물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관련 기관들의 미온적인 태도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농민 A씨는 "올해 벼 수확 후 택배로 쌀을 판매했으나, 소비자들로부터 '쌀에서 석유 냄새가 난다'는 민원이 접수돼 전량 반품 처리하는 사태를 겪었다. 해당 쌀은 총 20kg짜리 160포대로, 피해 규모는 막대한 상황이다."고 분노했다. 그는 "벼가 자라면서부터 키가 제대로 크지 않아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저수지 공사 중 기름이 유출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고 토로했다.
 

이런 현실은 수확을 마친 농지에서는 거품이 이는 현상이 관찰되고 있으며 심지어 땅에서 석유 냄새까지 나기 시작했다.
 

A씨를 비롯한 인근 농민들은 "이러한 이상 현상이 저수지 공사 과정에서 유출된 기름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며, 발주처인 한국농어촌공사와 영덕군청에 민원을 제기했으나 현재까지 시공사나 지자체 모두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아 지역 사회의 공분을 하고 있다.
 

농민 A씨는 "농지와 작물이 오염된 상황이 명백해 보이는데도, 관계 기관들은 서로 책임을 미루고 있다"며 "시료 채취와 검사를 요구했지만, 군청 관계자로부터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무책임한 답변만 들었다"고 분노를 표했다.
 

한편, 영덕군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기름 유출 가능성이 의심된다"며 사안의 심각성을 인정했지만, 구체적인 원인 조사나 피해 대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한 저수지 공사 발주처인 한국농어촌공사와 시공사는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고 관할 지자체 역시 책임 있는 대응을 보이지 않아 농민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지역 주민 B씨는 "우리 생계가 걸린 농지가 오염됐는데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며 "환경오염 문제를 방치하는 것은 농민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지역 문제에 그치지 않고, 공공사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경오염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농작물 오염이 소비자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신속한 원인 규명과 피해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지역 농업 전체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가능성이 크다.
 

농민들은 관계 당국에 기름 유출 여부에 대한 철저한 조사, 피해 농지와 작물에 대한 실질적 보상 등 책임 기관 명확화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더불어, 환경부와 같은 상위 기관이 나서 조사를 주도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관할 지자체와 관계 기관들의 책임 있는 대응과 문제 해결 의지가 절실히 요구되는 가운데, 이번 사건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지역 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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