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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금요칼럼] 큰비 끝에 뜬 무지개(Ⅱ) -색동옷 하늘-

고향신문 기자 입력 2024.11.08 10:00 수정 2024.11.08 10:03

| 김 동 수 칼럼위원

지금으로부터 8년 전 봄날 2016년 4월의 끝자락, '고향 탐방'이라는 제목으로 영덕중학교 26회(통상기수,1962년 졸업생) 동창생들이 한 사람씩 한 사람씩 모였다. 首丘之心(수구지심)이라는 소재목으로 2024, 5, 10일 제1편에 이어 오늘은 고향 탐방 제2편' 색동옷 하늘'을 올립니다.
 

저녁 식사를 하려고 가는 도중 강구 대게 축구장에 도착했다. 축구장에서 내려다보는 동해의 푸른 바다와 잔잔한 거대한 바다호수, 바다 위를 날고 있는 갈매기, 항구에 정박한 큰 배들, 저 멀리 등대에 불이 밟혀진다.
 

우리 영덕중학교 26회 동창생들을 환영하면서 기대감을 부풀게 하였다. 강구 안동식당에 도착했다. 수로(水路: 김동수)가 벌써 개(竹蟹)를 준비해 두었다. 감사 하는 마음이다. 대게(竹蟹)는 금어기(禁漁期)라 대게와 버금가는 홍게가 벌써 식탁 위에 먹음직스럽게 준비되어 있었다. 다들 게를 보고 감탄의 소리를 지른다
 

" 야 이거 몇 마리고, 대게(竹蟹)가, 아인기가, 아이가 홍게 제,"
"그래 홍게다. 대게와 비슷하다, 오히려 대게 보다 더 맛있다, 게 잡을 시기가 아이다 금어기(禁漁期)다, 그래서 홍게 만 나온다." 여해(如海: 김재한)의 설명이다.
 

웃고 즐기는 동안 오늘 행사를 준비한 여해가 일정 설명과 함께 인사를 했다. 기쁘고 반가운 마음으로 기다림의 답례를 서로하면서 다시 한 번 우정의 악수를 나누었다. 오가는 대화는 모두가 그때 그 시절 까까머리 시절이었다.
 

"야......저것 바라. 홍게가 어째 대게 맛과 같네,"
"우리는 서울서 싸먹어 보이 물만 나오고 짭고 이 맛이 아니던데"
"저~~∼야, 이거 우에 빼면 다리 살 만 쏙 빠지노"
요래 해바라 문디야, 니노 영덕 자주 안 왔다는 기 포티난다"
"와르르 짝짝 그르르 으르르 활짝" 풀어 헤친 그리움의 봇따리에는 안부 인사와 우정과 사랑과 삶의 사연들이 쏟아져 나오고, 시도 때도 없이 튀어 나오는 고향 사투리는 역시 너와 나의 뿌리가 경상도이며, 영덕이며, 고향 친구임을 넉넉히 채워준다. 어느듯 시간이 저녁 9시가 다 되어간다. 앉은 자리에서 식탁 위에 차려진 홍게를 친구들에게 자랑하듯 촬영을 했다.
 

젊음을 만끽하려는 모습으로 멋을 불러 본다. 붉은 게를 입에도 대어보고 얼굴과 머리를 가다담기도 한다. 그리고 자랑이라도 하는 듯 가족과 지인들에게 '톡'을 보낸다. 밤 9시 30분 영덕읍내에 위치한 야성장 여관으로 왔다. 여장을 풀고 내일의 일정을 의논했다.
 

그리고 이어서 '고향 이야기, 친구들 이야기,' 밤이 새는 줄도 모른다. 누가 노래를 부른다. 아쉬운 첫날 밤 10시 40분! "야 가자 야들 잠 좀 자거로" "아이다 50분만 더 있다가 11시 30분에 가자" 영덕 친구 3명은 집에 가서 자고 내일 아침 7시에 모여서 식사 후 8시에 출발한다는 안내 담당 여해의 일정 발표 후 더 만나고 더 이바구 하고 싶어도 내일의 일정이 있기에 일어섰다. 우정의 밤은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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