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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28경(景)_ 광명대(光明臺)

고향신문 기자 입력 2024.11.08 09:48 수정 2024.11.08 09:53

영덕의 명승절경 옥계 37경을 찾아서(29)
| 영덕문화원 이완섭 사무국장

광명대(光明臺)는 등불, 또는 촛불을 받치는 받침대이다. 그 구조는 아래에 발이 세 개 있다. 가운데에 기둥이 있는데 모양이 대나무와 같이 마디를 따라 이어진다. 위에 쟁반 하나가 있고, 그 가운데에 작은 사발 하나가 놓여 있는데 그 작은 사발 가운데서 촛불을 밝힐 수 있다. 등불을 켜려면 구리 등잔으로 바꿔 기름을 담고 심지를 세워 불을 밝힌 다음 작은 흰 돌로 눌러 놓는다. 초롱은 붉은 비단[絳紗]으로 씌운다. 높이는 4자 5치이고, 쟁반의 너비는 1자 5치이며 초롱은 높이가 6치이고, 너비가 5치이다.
 

이런 광명대(光明臺)가 옥계(玉溪) 37경(景)의 하나로 옥계 계곡에 용감하게 서 있다. 그 위치는 포항시 북구 죽장로 3118-20번지로 즉 포항 하옥계곡에 있다.
 

사실 옥계(玉溪)의 기암괴석 모두가 촛불과 등불을 받칠 때 쓰는 광명대(光明臺)가 아니었을까? 옥계 계곡에 우뚝 선 바위치고 광명대가 아닌 것이 어디에 있으랴? 옛사람들은 바위 하나하나에 그 이름을 붙이기가 아마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간혹 옥계(玉溪) 37경(景)을 찾는 사람들 사이에는 "촛대를 얹을 광명대(光明臺)를 찾으려면 오늘 밤이라도 옥계 전체의 계곡에서 우뚝 솟은 높은 곳 모두에다 촛불을 밝혀 그중에 불빛을 최고로 찬란히 빛내고 있는 곳을 찾는다면 그곳이 바로 광명대(光明臺)일 것이다."라고 하였다.
 

간혹 사람들이 말하기를 "침수정(枕漱亭) 앞의 촛대봉(燭臺峰)에다 불을 크게 밝히면 옥계(玉溪)의 전부가 환하게 비춰 잘 보일건데 굳이 광명대(光明臺)를 만들어 이 둘을 헷갈리게 하는지 모르겠다."라 하고 있기는 하다.
 

또 어떤 사람은 "예전 침수정(枕漱亭)에서 이름난 선비가 공자왈(孔子曰), 맹자왈(孟子曰) 사서삼경(四書三經) 공부를 할 때 정자 앞의 촛대봉(燭臺峰)에다 불을 붙이고 그 불빛으로 공부를 하였을 것이다. 그래서 촛대봉(燭臺峰)밑이 광명대(光明臺)일 것이다."라고 하기도 하면서 "등잔 밑이 어둡다."라는 옛말이 있듯이 아마 그럴 가능성도 있어 정월 보름이면 이곳을 지나가는 사람들은 가끔씩 뒤돌아보며 몇번씩이나 확인을 하곤 한다.
 

다음은 광명대(光明臺)를 읊은 침류재(枕流齋) 손성을(孫星乙) 선생의 시(詩) 한 수(首)이다.

광명대의 온전한 주인은 나와 서로 친한데   光明全主我相親
그윽하고 미묘함을 밝혀주어 정신을 소비할 필요 없고  洞澈幽微不費神
이 대(臺)에서 얻을 수 있는 기상이 어떠한 것인가를 안다면   識得玆臺那氣象
이제 막 그대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텐데…   許君方是攝心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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