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more
오피니언 기고

『 독자투고 』 친가(親家)와 외가(外家)

고향신문 기자 입력 2024.11.08 09:44 수정 2024.11.08 09:48

| 임 진 동

언제 부터인지는 모르나 가족 간의 호칭을 쓸 때 우리나라에서는 친가와 외가로 부른다. 아버지 쪽의 친척을 친가, 어머니 쪽의 친척을 외가로 부르는데 친가(親家)의 친(親)자는 친할 친자를 쓴다. 그리고 외가(外家)의 외(外)는 바깥이라는 의미이다. 친가는 친하고, 외가는 멀다 라는 뜻이 강하게 내포되어 있다. 유교적인 남존여비(男尊女卑)의 고루한 생각이 반영된 용어이다. 뿐만 아니라 어린 자녀들이 커면서 아버지 쪽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친할아버지", "친할머니"로 어머니 쪽의 할아버지를 "외할아버지", 할머니를 "외할머니"라고 부른다. 누가 보아도 어릴 때부터 익숙하게 사용하는 아버지 가와 어머니 가를 차별시키는 용어로 자녀들의 정서에도 나쁜 영향을 끼친다.
 

영어권에서는 남편 쪽과 부인 쪽의 가족을 구분하는 특별한 단어가 없으며 대신 양쪽 모두에게 동일하게 "grandparents" 라고 부른다. 구체적으로 구분하고자 할 때는 아버지 쪽은 "paternal(부계)", 어머니 쪽은 "maternal(모계)"을 사용하여 특별히 어느 한쪽을 더 중요시하는 느낌이 없으며, 가까운 일본에서도 "부계(父方)" , "모계(母方)"라는 단어를 덧붙여 사용한다. 유교의 고향이라고 하는 중국에서는 남편 쪽의 조부모는 "할아버지", "할머니"라고 부르며 부인 쪽의 조부모를 외공(外公, 외할아버지), 외파(外婆, 외할머니)라고 호칭한다.
 

우리나라처럼 노골적으로 친(親)가와 외(外)가를 구분지어 부르는 곳은 외국의 어느 곳에도 없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제대로 된 호칭을 불러야 한다. 예를 들어 "아버지 가", "어머니 가"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저작권자 고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