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여름을 힘겹게 보낸 올 가을은 도시, 농촌 할 것 없이 유난한 축제의 계절인 듯 하다. 도시는 도시대로 농촌은 농촌대로 축제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또한 축제의 진정한 성공 요인은 무엇일까?
각설하고 오늘은 영덕의 대표 축제인 특산물 축제보다 지역에서 소소하게 움직이고 있는 생활문화예술축제에 대해 들여다보았다. 각계각층의 지역민들이 즐기는 동아리에는 생활 속에서 삶의 가치부여를 절대 빼놓을 수 없다는 것을 반증이라도 하는 것인지 그야말로 지역 문화 마중물 역할로 확장 될 가능성을 충분히 엿보이기도 했다.
'일상을 문화로, 맑은 문화도시 영덕'이라는 비젼을 내걸고 영덕문화관광재단이 설립된지 4년이 되었다. 출범 초기에는 강한 지역성에 마주쳐 색깔있는 편견도 깊었다. 그러나, 선명한 비젼을 목표로 묵묵히 실천하고 있지 않은가. 지속 가능한 문화 생태계 구축 사업들을 전략으로 삼으며 문화도시를 추구해가는 일련의 과정들을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지역민들조차 조금씩 문화에 스며들고 느리지만 천천히 스며들고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다행이다. 문화는 함께 만들어가고 즐기는 것임을 분명히 공감하고 있다는 반증이리라.
지난 10월 26일 덕곡천 야외무대 페스티벌 개회식에서는 영덕지역의 생활 속 문화진흥을 위한 조례 선포식을 가졌다. 조례는 지방자치단체의 의회에서 제정되는 자치법규이다. 군의회는 조례 제정과 관련하여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주었다.
이에 힘입어 이번 덕곡천 공연무대에서는 저녁마다 색다른 테마로 아이들의 함성을 들을 수 있어 흐뭇햇다. <사운드오브뮤직> 뮤지컬과 군민 오케스트라, 청소년들이 직접 화음을 만들어 내는 윈드오케스트라, 주니어 풀룻이 등장하여 클래식 악기를 켜는 모습들은 가히 감동적이었다. 이 변방 시골에서 아이들의 자존감을 높이고 예술적 소양을 갖추며 성장할 수 있다면 일상이 맑은 행복으로 싹트지 않을까. 솔직히 모든 생활권의 문화는 도시에 집중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 아닌가.
문화 변방지 영덕의 지리적 환경과 주민들의 요구를 깊이 이해하고 이를 법적으로 구체화하는 과정을 주도해 준 군의회에 깊이 감사드린다. 군의회는 조례 제정에 있어 문화 갈증에 늘 목말라해 온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않고 적극 반영을 해 준 것이다. 조례는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 시키는 데 기여 할 것이며 지역 복지와 문화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제 영덕군 생활문화 예술인들은 조례 제정을 통해 지역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지역사회의 발전과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은 자연스레 다가올 것이다.
영덕문화관광재단 한 관계자 말씀처럼 지역 생활 문화를 만들어가는 건 재단이 아닌 그 지역에서 터를 잡고 오랜 세월 살고 있는 지역민들이어야 할 것이다. 지역민들이 다 함께 모여 지역 문화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장을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문화가 자연스럽게 정착되어 자연스럽게 향유되는 축제로 만들어갈 수 있도록 감성 에너지 바를 지속적으로 충전해 주리라 믿는다. 세상 모든 씨앗에는 꽃이 잠들어 있단다. 내년에 더 환한 꽃으로 피어 날 영덕 생활문화인들을 진심으로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