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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금요칼럼] TV는 자녀와의 소통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

고향신문 기자 입력 2024.10.04 10:09 수정 2024.10.04 10:32

조 방 제(영진사이버대학교 총장·교육학박사)

부모님들은 누구나 자녀양육에서 다른 가정보다 독특하게 잘 키우고자 하는 마음이 많다.
 

해숙이 엄마는 요즘 고민에 빠졌다. 친구 말을 듣고 집에 있는 TV를 전격적으로 없애보려고 했으나 남편과 아이들의 강한 반대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남편은 뉴스와 야구중계도 봐야 한다며 절대 반대를 외치고, 아이들은 만화랑 예능 프로그램을 봐야 친구들이랑 얘기가 통한다며 울상이다. TV, 우리에게 득일까, 실일까.
 

생후 몇 개월이 지나지 않아서 아기들은 TV를 켜두면 화면을 응시하고 생긋생긋 웃기도 하는 등의 반응을 보이는데, 이것은 TV에서 끊임없이 나오는 소리와 화면의 빛에 자극을 받기 때문이다. 2~3개월 된 아기도 얌전하게 혹은 즐거운 듯이 TV를 보고 있는데, 많은 부모들은 이럴 때 아이가 중요한 경험을 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기도 하고 민감한 자녀에 대해 대견해 하기도 한다.
 

아이가 TV를 보는 동안 집안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엄마에게는 도움이 될 때도 있지만, 문제는 엄마 대신 TV가 아기를 보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TV를 보도록 놓아두면 무엇인가 느낄 수 있다든지, 말을 빨리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사실과 조금 다르다. 상황에 걸맞은 작용과 상호 교류가 없으면 말을 잘 구사할 수 없으며, TV로부터의 자극은 일방통행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TV를 보여줄 경우에는 반드시 함께 보고 TV로부터의 자극을 엄마의 부드러운 말로 옮겨 주어 아이의 반응에 답해줘야 한다.
 

TV를 볼 때는 그밖의 다른 것에 대한 작용과 자극에 대한 반응이 감소하고 장난감에 대한 관심도 줄어들어 TV를 많이 보는 아이는 스스로 적극적으로 놀고자 하는 의욕을 잃게 되기 쉽다. 게다가 TV 시청이 늘어나면 밖에서 노는 일이 줄고 신체를 움직일 기회도 적어진다. 특히 어린 유아기(乳兒期)의 경우에는 미각, 후각, 촉각 등 직접적인 감각적 자극을 통하여 사물을 받아들이는 시기인데, TV는 너무 시각에만 치우친 자극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사용하는 방법에 따라서 TV가 아이를 기르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TV는 현대 사회에서 인터넷과 더불어 최대의 정보원이며 지식과 체험의 보고이다. 보통은 경험하기 힘든 일도 TV를 통해서 경험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아이는 아직 영상과 현실이 구별되지 않기 때문에 TV에서의 대리체험을 부모가 놀이 등을 통하여 실제체험으로 결부시켜 주는 교량적인 역할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다면 TV를 보다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생각해보았다. TV에 대한 가정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다른 일을 하면서 동시에 TV 시청을 하지 못하게 하는 일이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스위치를 켜고, 간식이나 식사를 하면서도 아무 생각 없이 TV를 바라보고 있는데, 이럴 때 아이들은 무의식 중에 TV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보려면 정신을 똑바로 집중해서 보도록 해야 하고, 무언가 하면서 TV를 보고 있다면 TV를 꺼야 한다. 다른 일을 할 때 TV를 스스로 끄게 하는 습관은 유아기에 꼭 매듭지어야 한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부모와 자녀가 TV를 함께 보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제일 좋은 놀잇감은 사람이며 TV를 보는 순간에도 이 원칙은 어김없이 적용된다.
 

어떤 시간에 무슨 프로그램을 볼 것인지 함께 계획하고, 같은 프로그램을 부모와 아이가 함께 보면서 TV 속 프로그램을 통하여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와 그 중요성들을 이야기 나눈다면 부모와 아이 간의 대화도 늘어나고 서로를 이해하는 데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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