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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14경(景)_ 학소대(鶴巢臺)

고향신문 기자 입력 2024.06.21 11:54 수정 2024.06.21 11:57

영덕의 명승절경 옥계 37경을 찾아서(15)
| 영덕문화원 이완섭 사무국장

학소대(鶴巢臺)는 옥계 팔각산장(八角山莊)에서 청송으로 가는 길 건너편 바위 벼랑 위에 있다. 팔각산(八角山)이 우뚝 솟아오른 예전부터 “백학(白鶴)이 이곳에 둥지를 틀고 새끼를 낳아 길렀다.”하여 붙은 이름이라 한다.

 

전해오는 이야기로는“예전 세상이 만들어지기 전에 옥계(玉溪)에 살던 신선(神仙)이 옥계(玉溪)를 구경하고 살펴보기 위하여 봄가을이면 이곳에 깃들어 사는 큰 학(鶴)을 불러 타고 옥계를 날아다녔다.”한다.

이럴 때 이 광경을 멀리서 지켜본 지역의 선비들이 다음과 같은 시를 지어 읊었는데 지금까지 전하여 오고 있다.

 

팔각산 하늘에 한 마리 학이 높이 나는데 一鶴高飛八角天
옥계의 빼어난 경치에 노닐기를 좋아해서이었네. 玉溪勝地好盤旋

 

또 전하는 이야기로는 “옥계의 신선이 학을 타고 옥계(玉溪)의 절경을 살피기 위하여 계곡 사이를 날아다닐 때 신선(神仙)보다 오히려 이 학(鶴)이 옥계(玉溪)의 경치에 넋을 잃고는 등에 태우고 다니던 신선(神仙)이 침수정(枕漱亭)앞 조연(槽淵)에 떨어지는 것도 모른 체 혼자만 계곡을 날아다닌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는데 이에 노한 신선은 학을 붙잡아 학소대(鶴巢臺)에다 가두자 그때 서야 정신을 차린 학은 신선에게 용서를 구하고 다시 불러주기만을 간절히 기다렸으나 한 번 마음이 떠난 신선(神仙)은 이후 두 번 다시 이 학을 부르지 않았는데 이에 기다림에 지친 학(鶴)은 이 암벽에다 둥지를 틀고 새끼를 키우면서 말을 하기를 ‘나는 신선으로부터 버림받은 몸이지만 너희들은 신선(神仙)께서 불러주기를 기다려라! 언젠가는 옥계(玉溪)의 하늘을 신선(神仙)을 모시고 살펴볼 날이 올 것이다.’라고 하였는데 세월이 흘러가도 신선으로부터 불러줌이 없자 학도 떠나고 새끼들도 모두 떠나 없어지고 학(鶴)이 머물던 흔적인 그 둥지만이 그대로 남아 지금까지 전해오고 있다.”라고 하고 있다.


한편 이곳 옥계리(玉溪里)에는 대대로 전해오고 있는 또 하나의 이야기가 있는데 “이런 일이 있는 뒤 이 학(鶴)의 새끼들은 대를 이어 이곳에다 둥지를 틀고 살면서 신선이 불러주기만을 목을 느려 기다리다가 언제 어느 때 어느 곳으로 날아갔는지는 아무도 모르며 지금은 단지 빈 둥지만 남아있는데 아마 1592년에 일어난 임진왜란 당시 영해를 지나 경주로 가던 왜놈의 장군 가등청정(加藤淸正)이 영덕을 거치지 않고 옥계(玉溪)를 지나 경주로 가는 길을 택하여 이곳을 지나갔는데 왜놈의 장군 가등청정(加藤淸正)이 거들먹거리며 옥계(玉溪)의 입구에 나타나자 이런 꼴을 보지 않으려고 멀리 봉래산(蓬萊山)으로 날아갔다.”라는 이야기가 지금까지도 전해오고 있다.


다음은 침류재(枕流齋) 손성을(孫星乙) 선생께서 학소대(鶴巢臺)를 읊은 한 수의 시이다.

 

어느 날 밤 적벽강에 도사(道士)가 돌아올까? 赤壁何宵道士歸

동파(東坡)의 한번 꾼 꿈, 우리는 아련하지만 東坡一夢我依俙

이곳에 내려와 노는 학, 신선을 더한 것 같은데 下遊此地添仙兮

태어난 후부터 해마다 풍류객에게 알리려고 날아온다네. 胎化年年報客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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