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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영덕군 인사는 망사(亡事)

고향신문 기자 입력 2021.03.08 16:19 수정 2021.03.08 16:22

장 성 욱 

영덕군의 인사가 엉망이다.

작년 연말 경북도 감사에서 군수 기관장 경고를 받았다.

기관장 경고는 선출직인 군수가 받을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징계다.

 

영덕군은 2017년 6월부터 2020년 6월까지 8회에 걸친 인사에서 불법을 자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행정6급의 퇴직 결원이 있을 시 행정 7급 중에서 승진 결정하여야 함에도 승진 대상자가 아닌 위생 7급을 위생 6급으로 승진시키는 등 6급 3명, 7급 2명, 8급 5명을 불법 승진시켰다.

결국 승진할 수 없는 사람을 승진시킴으로써 승진하여야 할 사람을 승진하지 못하게 했다. 

인사의 가장 기본이 되는 정·현원 관리도 무시하고  과원이 3명이 있는 채로 운영했다. 

 

또한 지도사 채용 시 자격요건이 안 되는 자를 채용하고, 전화교환상담원 채용 시에는 채용 공고도 하지 않고 자신의 선거에 도움을 준 퇴직공무원의 자녀 등을 불법 채용하였다.

 

이런 식의 인사는 만사(萬事)가 아니라 망사(亡事)다.

도 감사 지적처럼 승진대상자가 아닌 사람을 승진시키고 자신의 선거에 도와주었다고 해서 더 빨리 승진 시키고 요직에 임용한다면 공무원 조직 전체의 사기는 급속도로 무너진다. 

 

공무원들은 열심히 일해 봐야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면 눈치만 보며 줄서기를 하거나 아예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자포자기하게 된다.

 

결국 그 폐해는 군민들의 몫이다. 

많은 영덕 군민들이 공무원들이 불친절하다고 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공무원 스스로 인사에 대한 불만, 미래에 대한 회의 등으로 일할 의욕이 없다는 것이다.

 

공무원이 열심히 일하면 정당한 평가를 받고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어야 군민들에게도 더 친절할 수 있다.

불과 십년 전만 해도 행정능력이 경북 도내에서 상위로 평가 받던 영덕이 모든 분야에서 뒤처지게 된 것도 이런 인사와 무관하지 않다.

공무원은 우수한데 인사를 이런 식으로 하니 능력발전은 고사하고 사기가 떨어져 불만을 내재한 채 근무하거나 공직을 떠나고 있다.

 

다산 정약용은 〈원목(原牧)〉에서 관료가 처신의 기본으로 삼아야 할 대상은 첫째도 백성, 둘째도 백성, 셋째도 백성이라 했다.

인사도 군민을 기본으로 삼아 군민들의 행복을 높이는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모든 공무원을 포용하고 능력과 실적에 따라 평가하고  공무원들이 최선을 다해 일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지금 영덕군이 하고 있는 줄서기 인사, 편 가르기식 인사, 사적 충성도에 따른 특혜인사, 보복인사는 조직과 군민의 행복을 좀 먹는 인사다.

 

다산 정약용의 말처럼 “인사권자는 국민과 고객의 봉사자로서 자기 위치를 잊지 않는 사람을 중요 지위에 앉혀야한다’

 

오늘 영덕군이 깊이 명심해야 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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