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를 마치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경북 동해안에는 자연스럽게 널려있는 생선이라던가, 어선, 어촌계, 수산업 등 바다를 설명해주는 사람들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고... 동해안에 관광객들이 넘친다. 그냥 이들이 바다를 보고 생선회를 먹고 떠나는 것이 아니라, 바다와 관련된 각종 에피소드를 듣고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해양수산관련 지식도 얻게 된다면 일석이조가 되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이런 목적을 더 쉽게 체계적으로 달성할 수 있을까? 영덕 등에 지금도 문화재에 대한 역사를 설명하는 향토문화해설사는 있다. 그의 역할은 역사와 유적에 대한 설명에 한정된다. 바다와 관련해서는 해설사가 없을 뿐만 아니라 수요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 국민들은 동해안을 방문할 때 그냥 눈으로 바다를 즐길 뿐이다. 그렇지만 앞으로는 이들에게 바다관련 다양한 지식을 전달하고 고차원의 즐거움을 주도록 하자.
바다에 관련된 산업으로는 해운, 해양 그리고 수산이 있다. 해운은 바다를 이용해 상품을 이동시켜주는 3차 산업이다. 해양은 심층수의 개발, 풍력발전과 같이 바닷물을 이용한 산업을 말한다. 수산은 바다에 사는 수산물을 어획하는 1차 산업이다. 이러한 산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관광객에게 전체 그림을 그려줄 필요가 있다. 그 다음 어판장을 다니면서 꽁치, 대구, 청어, 오징어 등 생선에 대한 품평과 어구어법의 차이점, 수협과 어촌계의 관계를 설명한다. 동해안은 샛바람(북동풍)이 불어와서 파도와 바람을 막아주는 방파제가 북쪽의 것이 남쪽보다 길게 그리고 높게 나가있다는 점, 등대는 등질이 달라서 불빛이 반짝이는 주기가 다르다는 점도 설명해주면 간단한 지식의 습득에도 관광객은 좋아할 것이다. 그물 등 어구가 고기잡이에 꼭 필요하지만 바다에 버려지게 되면 바다환경을 해치게 된다는 점, 동해안 해안가 모래사장의 침식을 보여주면서 어떻게 하면 보호할 수 있을지 같이 고민을 해보기도 하자.
수협과 면사무소에는 이들 해양환경해설사를 등록하게 하여 관리하게 한다. 관광객이 올 때에는 이들 해설사를 찾아서 해설을 듣도록 한다. 해설사들은 협회를 조직하여 좀 더 체계적으로 활동할 수 있을 것이다. 최소한의 수고비를 받을 수 있다. 관광장려의 차원에서 군에서 재정을 지원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해양수산부에서는 교육과정을 이수한 자들에게 해설사자격증을 부여하면 이 직종은 공신력도 갖추게 된다.
이런 점을 농촌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농촌도 얼마든지 관광상품화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영양의 특산물인 고추재배, 영덕의 송이버섯과 시금치, 청송의 주왕산, 어느 군에나 있는 과수원의 일상들... 이런 것에 대한 설명을 스토리와 곁들인다면 관광객들은 지식도 얻고 행복해할 것이다. 경북내륙지방은 유교문화와 관련된 문화유적도 많으므로 이와 함께 하면 시너지 효과가 높을 것이다.
농어촌에 대한 관광수요를 창출하는 한편, 농촌생활해설사, 해양환경해설사를 양성, 보급하여 우리 고장을 널리 알리고 일자리도 창출해보자. 2028년에는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이 의성과 군위사이에 건립된다. 청송, 영양, 영덕은 모두 1시간 내의 거리에 국제공항이 있게 된다. 미국인이나 유럽인들이 인천공항을 거쳐 우리 고장으로 오기까지는 6시간이 걸렸다. 이제는 1시간 거리에 있다. 앞으로 관광수요는 엄청날 것이다. 영어로 해설이 가능한 수준까지 끌어올려야하고 표지판도 영문, 일문, 중문이 병기되는 준비 작업이 필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경북 해양환경해설사 양성과정을 운영하고 있는 환동해산업연구원의 탁견에 감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