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군 유족 이달용 회장
님 이시어!
깊은 밤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반길 사랑하는 내님이시어
어쩌다 덜 여문 백성으로 나
제복 다 갖춰 입고도 모자란 채
혼백 되어 되돌아 오셨더이까
속 좁은 마음이사 알진 못해도
힘에 부치고 맘 괴로워지면
님께서 가신 길을 미워했지요
무에 아쉬웁고 그리 성급해
뱃속에 든 자식도 몰라라 여겨
한 많던 그 세월을 버리셨더이까
천애고아의 유복자 설움이란
조국도 겨레도 낯익은 이웃도
더러 못 본 척 되돌아 서더이다
님 이시어!
늘 꿈속에서도 찾아 헤매이는
못 잊을 내가버린 님 이시어
떠나 맘 편안하시고는 좋터이까
아니면 눈 안에 가시처럼 남을
오랜 기억이 자꾸 밟히더이까
어제 밤 꿈속에 님의 얼굴보아
하루 설레임으로 기뻐 노니는 듯
다시금 님의 영전에 섰나이다.
속마음 만 오래시려 아프더니
님께선 제게 못 뵈은 육친으로
늘 혼자서 가슴저미며 지냈지요
님이시어
살다가 억울함에 떨쳐 일어나
다시 불러보는 내님이시어
참 길고도 가슴 저미던 시간을
애달파하며 마냥 간구하듯
내 아버님께선 그리 감추시니
유복자 슬픈 영혼을 안고서
조심스러움에 삼가하는 자세로
분향소 향불지펴 뵈옵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