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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호국보은의 달을 맞이하여 영덕군 유족 이달용 회장의 사부곡

고향신문 기자 입력 2021.06.08 11:29 수정 2021.06.08 11:33

아버님 다시 뵈옵니다

 

영덕군 유족 이달용 회장

 

님 이시어!

깊은 밤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반길 사랑하는 내님이시어


어쩌다 덜 여문 백성으로 나

제복 다 갖춰 입고도 모자란 채

혼백 되어 되돌아 오셨더이까


속 좁은 마음이사 알진 못해도

힘에 부치고 맘 괴로워지면

님께서 가신 길을 미워했지요


무에 아쉬웁고 그리 성급해

뱃속에 든 자식도 몰라라 여겨

한 많던 그 세월을 버리셨더이까


천애고아의 유복자 설움이란

조국도 겨레도 낯익은 이웃도

더러 못 본 척 되돌아 서더이다


님 이시어!

늘 꿈속에서도 찾아 헤매이는

못 잊을 내가버린 님 이시어


떠나 맘 편안하시고는 좋터이까

아니면 눈 안에 가시처럼 남을

오랜 기억이 자꾸 밟히더이까


어제 밤 꿈속에 님의 얼굴보아

하루 설레임으로 기뻐 노니는 듯

다시금 님의 영전에 섰나이다.


속마음 만 오래시려 아프더니

님께선 제게 못 뵈은 육친으로

늘 혼자서 가슴저미며 지냈지요


님이시어 

살다가 억울함에 떨쳐 일어나

다시 불러보는 내님이시어


참 길고도 가슴 저미던 시간을

애달파하며 마냥 간구하듯

내 아버님께선 그리 감추시니


유복자 슬픈 영혼을 안고서

조심스러움에 삼가하는 자세로

분향소 향불지펴 뵈옵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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