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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금요칼럼] 시간을 모으는 나이

고향신문 기자 입력 2021.06.08 11:25 수정 2021.06.08 11:28

이 영 숙 칼럼위원

코로나 19의 불안에서 벗어날 백신 접종에 대한 호응도가 높지 않아 접종 후 인센티브 방안을 관계 기관에서 홍보를 하지만 백신 접종 후의 후유증을 걱정하는 민심에 대한 정확한 정책이 없으니 백신 접종률에 큰 변동이 없다.

백신 접종을 먼저 노인층에 우대하고 있는 것은 아마 노인들의 면역력과 노인층을 에워싸고 있는 사회적 기능을 우려하기 때문일 것이다.

베이비부머(1955∼1965)가 국민의 25% 정도를 차지하는 우리나라도 일본에 이어 고령화 사회가 되었다. 국가적으로 철저한 준비가 미비한 우리나라는 고령화 사회를 맞아 복지정책에 여러 가지 어려움에 봉착하고 있으며 노인들 또한 노후가 걱정인 분들이 많다.

고령화 사회에 대한 대비가 국가나 개인이 미래에 대한 설계가 서툴렀던 것이다. 고령화 사회를 예상하지 못하여 현재의 난관에 이르고 있다.

유럽 어느 작은 마을에서는 노인 한 분이 돌아가시면 도서관 하나가 없어지는 것과 같다 하여 노인 복지정책을 아주 치밀하게, 마을 주민 모두가 공동으로 참여하고 철저히 관리 한다는 이야기를 오래 전에 들었다. 

노인 복지 정책은 단순한 물질적 향유만으로 유지 되는 것이 아니고, 노인은 인구수 늘리는데  도움만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노인들이 소유하고 담아 온 시간에는 인공지능 AI가 할 수 없는 높은 감성세계의 고차원적인 경험이 누적 되어 있다.

허리가 구부러진 각도만큼 지혜는 누구나 다 도달 할 수 없는 관조의 세계다.

특히 우리나라 60년대, 경제개발의 엄청난 시련을 겪은 베이비부머 세대가 쌓아 온 통찰력과 통합적 관조의 삶은 어디서나 큰 가르침으로 내려 받을 가치가 있다.

그들은 시간을 지독히 아껴 쓰면서 자신 보다 상대방을, 나라를 먼저 생각하면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개척해 왔다.

다양성 보다는 한 쪽의 성공을 위한 외길로만 달려왔기에 현 세대와 소통이 어려운 면도 있어 새로운 갈등으로 힘들어 이 시대와 융합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꼰대라 칭하며 여기저기서 눈치를 받는 세대지만 그들이 간직하고 있는 연륜은 바로 이웃의 도서관이다.

우리 지역도 이웃의 도서관 역할을 하시는 분들의 활약은 후세대들에게 유익한 영양분을 뿌리고 있다.

밭을 일굴 때, 마지막 손질은 작은 호미로 해야만 아주 정갈하게 마무리가 된다. 호미로 구석구석 잡초를 철저히 제거하고 잔돌까지 없애야만 그 밭에 자라는 농작물은 더 싱싱하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오는 시간을 아껴 쓰기만 했다가 이제 작은 호미로 시간을 모으는 고령화 세대.

모은 시간을 지금부터는 자신을 위해 누리면서 시대적 변화를 인정하며 비판은 삼가고 소통도 원활하게, 그리고 미래가 있는 문화를 누리는 사람으로 바뀌어 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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