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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공무원입니다” 사칭… 신종 피싱에 지역업체 속수무책

조원영 기자 입력 2025.07.18 10:21 수정 2025.07.18 10:53

“카드 발급됐다” 우체국 사칭 전화…개인정보 털려
가짜 명함·급한 주문…‘보이스피싱 2단계 수법’에 지역사회 긴장


[고향신문=조원영기자] 최근 들어 영덕군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공무원과 우체국 직원을 사칭한 신종 보이스피싱 수법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지역주민과 사업체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 “군청 직원입니다”
특히, 군청 공무원을 사칭해 지역 내 중소업체를 대상으로 물품 구매를 유도한 사례가 최근 발생해 파장이 커지고 있다. 가해자는 실제 군청 부서 이름을 언급하며 전화를 걸어, “급하게 필요한 물품이 있으니 견적서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현재 거래하는 업체에서 해당 물품을 취급하지 않는다”며 마치 군청 내부 사정에 정통한 듯한 말투로 특정 외부 업체를 소개했다.

피해 업체가 의심 없이 해당 업체에 연락해 물품을 주문하고 대금을 송금하면, 이후 연락이 두절되는 방식이다. 문제는 이들이 실제 공무원의 명함을 도용하거나 정교하게 위조한 명함을 문자로 전송하며 신뢰를 유도한다는 점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공공기관이 명함까지 보내오니 의심 없이 믿을 수밖에 없었다”며 “실제 군청에 확인해보고서야 사칭임을 알아차렸다”고 말했다.

■ “우체국입니다. 카드 발급되셨습니다”
이와 함께 우체국 직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 피해자 B씨는 “본인 명의로 신용카드가 발급됐다”는 전화를 받았다. B씨가 카드 발급 사실이 없다고 하자, 전화를 건 사람은 “신용카드 사기 가능성이 있다”며 해당 카드사 고객센터라며 전화번호를 알려주고 직접 전화해 확인하라고 권유했다. 그러나 B씨가 연결한 번호는 실제 카드사가 아닌 보이스피싱 조직이 꾸민 가짜 콜센터였고, 이들은 개인정보를 유도하거나 현금 인출, 송금 등을 요구하며 금전적 피해를 입히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또한 철저히 계획된 보이스피싱의 일환이었다. 연결된 번호의 상대방은 ‘카드사 보안담당자’를 사칭하며 “신속히 본인 확인을 해야 한다”며 주민등록번호, 계좌번호, 심지어 계좌 비밀번호까지 요구했다.

다급한 상황을 연출하고 불안 심리를 자극해 개인정보를 넘기게 하는 전형적인 심리 조작 방식이지만, 겉으로 보기엔 매우 자연스럽고 정교해 많은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다.

■ 경찰·지자체 “기관 사칭 전화, 무조건 확인 먼저”
“어떠한 경우에도 공무원이나 금융기관 직원이 전화로 주민등록번호, 비밀번호, 계좌 이체를 요구하는 일은 없다”며 “이러한 연락을 받았을 경우 즉시 해당 기관의 공식 대표 번호로 전화를 걸어 사실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덕군청 관계자도 “군청에서 업체에 물품 구매 요청을 하거나 외부 업체를 소개하는 일은 절대 없다”며 “공공기관 사칭 보이스피싱으로 인한 피해 방지를 위해 공문 외 개별 요청은 반드시 확인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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