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폭염이 꺾일 줄 모르고 기승을 부리는 영덕 지역에 새로운 문화 바캉스 바람이 불고 있다. 옥계계곡, 오십천, 고래불과 대진해수욕장 등 자연도 좋지만 피서는 역시 시원한 공연장이라며 가족 단위 관객이 예주문화예술회관 대극장으로 대거 몰리고 있다.
지난 8월 10일 예주문화예술회관에서 막 올린 연극 <수상한 집주인>은 예주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전체 객석 618석 중 500석을 채울 정도로 큰 인기몰이를 했다. 70-80대 어르신부터 10대 어린이들까지 전 세대를 아우른 관객들은 장면마다 폭소를 터뜨리며 더위를 날렸고 한 여름 추억의 한 페이지를 만들었다.
서울 대학로에서 인기리에 공연되었던 리얼코메디연극 <수상한 집주인>은 집주인 에릭이 이미 퇴거한 전 세입자 앞으로 나온 사회복지연금을 몰래 챙기다가 보건복지부 공무원이 사실 확인차 집을 방문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다루고 있다.
에릭이 공돈을 챙기다가 거짓말이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상황이 꼬이고 궁지에 몰리는 이야기인데, 한바탕 시끌벅적한 해프닝 속에는 현실에서 모두가 맞닥뜨릴 수 있는 정리해고와 실업, 이혼, 모순된 사회시스템 등 차마 웃지 못할 소재가 깔려 있다.
그 모든 무거울 수 있는 이야기를 능청스런 배우들이 무대를 좌충우돌 뛰어다니며 열연으로 펼쳐놓았고 관객은 매 장면마다 폭소를 터뜨리며 85분간 지루할 새 없이 몰입했다.
연극을 처음 관람한다는 영해면의 한 70대 관객은“예주문화예술회관에서 시원하게 피서를 해서 좋았고 요즘 웃을 일이 없었는데 오랜만에 크게 실컷 웃었다. 다음에는 친구들을 데리고 연극 보러 다시 방문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영덕문화관광재단 공연 담당자도“올해 7~8월 예주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은 매 공연마다 거의 전석을 채우고 있다. 영덕, 울진, 포항 등에서 오시는 방문객의 숫자가 크게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피서 트랜드가 바뀌고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앞으로 영덕과 인근 지역 주민들이 문화 휴가를 더 적극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양질의 공연으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