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 대하여 전해오는 이야기가 있는데"옥계(玉溪)의 맑은 옥수(玉水)가 구정담(臼井潭)에서 빻아지면 그 옥가루가 온 산천으로 날리는데 이때 날리는 옥가루를 쓸어모아 부연(釜淵)의 가마솥으로 밥을 지은 뒤 이 쏘(沼)에서 헤엄쳐 노는 물고기를 잡아다 반찬으로 하여 주린 배를 채우고 나면 모두 옥같이 뛰어난 옥골선풍(玉骨仙風)의 인물이 된다."라고 하였다. 그래서 옥계의 경치에 혼이 빠진 나그네가 이곳을 지나다"이제나 저제나 부연(釜淵)의 밥솥에 밥이 익도록 기다렸는데 지금도 눈감고 쳐다보면 그 모습이 보인다."한다. 요새도 혹 이런 이야기를 들은 성급한 사람이 부연에 온기가 돌기 3년 전부터 이곳에 와서 찌그러진 텐트를 치고는 피라미나 버들치를 잡아먹으며 기다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또 하나 전해 오는 이야기로는"예전에는 이 부연(釜淵)에서 진짜 밥을 지어 옥계의 신령들끼리 허기진 배를 달래며 이제나저제나 옥황상제(玉皇上帝)의 부름을 기다렸는데 옥계(玉溪)의 신령들은 부연(釜淵)에서 나오는 따뜻한 기운이 수증기가 되어 옥계(玉溪)에 주위의 논들이나 도랑 가에 퍼지는 것을 보고는 밥이 된 줄 알고 이곳으로 몰려와서 배불리 먹을 것을 생각하며 내일의 맛있는 아침을 위하여 구정담(臼井潭)에 가서 방아를 찧어 옥가루를 만들고 또 부연(釜淵)의 물고기들이 내일의 아침 반찬으로 상위에 올라올 수 있도록 팔각산의 진달래 꽃잎을 따다가 아무도 모르게 이곳에다 먹이로 주고자 흩뿌릴 생각을 한다."고 하였다.
부연(釜淵)이란 명소(名所)는 영덕만 있는 것은 아니다. 경상남도 함양군 마천면에도 가마쏘, 즉 부연(釜淵)이라는 소(沼)가 하나 있는데 이곳은 임진왜란 당시 왜적으로부터 자기 몸을 지키기 위해 민씨라는 여성분이 몸을 던져 순절(殉節)한 곳으로 임진왜란 후 이곳 사람들은 이곳에다 그 정절을 추모하고 그 정신을 기리기 위하여 정려각(旌閭閣)을 지어 모시고 있다.
자기 몸을 지키기 위하여 순절한 분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서 당연히 정려각(旌閭閣)을 세워야 하지만 산신령을 위하여 자기 몸을 바친 옥계 부연(釜淵)의 버들치와 피라미의 영혼은 누가 기릴 것인가? 아마 옥계의 산신령께서 오고 가는 사람들 몰래 혼자서라도 기리지는 않을까?
다음은 부연(釜淵)을 읊은 침류재(枕流齋) 손성을(孫星乙) 선생의 시 한 수이다.
석면(石面)이 둥글고 오목하게 부연(釜淵)을 만들었는데 石面凹圓作釜淵
활기차게 헤엄치는 물고기들의 즐거움은 유연한 것 같아 游魚發發樂悠然
만물의 이치를 자세히 미뤄 살펴보면 웃음이 솟아나지만 細推物理仍開笑
깊이 길어다 먹는 그 사람도 백년을 넘기지 못한다네. 飴澳其人未百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