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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18경(景) 구정담(臼井潭)

고향신문 기자 입력 2024.07.19 10:04 수정 2024.07.19 10:09

영덕의 명승절경 옥계 37경을 찾아서(19)
| 영덕문화원 이완섭 사무국장

구정담(臼井潭)은 침수정(枕漱亭)정면 바로 밑에 움푹 파여 마치 절구통같이 생긴 곳을 말한다. 요새와 달리 예전에는 쌀이나 보리쌀 등의 알곡식을 빻아 가루를 만들려면 맷돌에 갈아 만들거나 돌로 된 절구통에 넣어 절굿공이로 찧어 가루를 만들었다. 이럴 때 맷돌에서 갈아져서 떨어지거나 절구에 찧어 흩어져 눈부시게 쏟아져 내리는 것이 보기가 좋았다. 

 

예전에는 쌀이나 보리쌀 등의 알곡식을 빻아 가루를 만들려면 보통 절구에다 넣고 절굿공이로 찧어 만들었는데 바로 옥계에는 이들 알곡식 대신에 옥(玉)같은 맑은 물을 옥(玉)절굿공이로 찧어 옥수(玉水)로 만들고는 이를 오십천으로 내려보내기 위해 구정담(臼井潭)에 이를 모았는데 못의 둘레는 대략 세 길 정도이다. 

 

사실 침수정(枕漱亭) 앞에서 보면 구정담(臼井潭) 바로 위의 조연(槽淵)에서 흘러내리는 물줄기가 층이 져 형성된 구정담(臼井潭)으로 떨어지는데 떨어지는 물줄기가 마치 절구의 절굿공이처럼 못 안에 고여 있는 물을 때려 부수며 사방으로 물방울을 튀게 하는데 마치 옥구슬이 튀는 것 같고 옥가루가 날리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예전부터 이곳을 옥가루와 옥구슬을 부서져 모이는 곳, "구정담(臼井潭)"이라 불렀다.

 

한편으로 사람들은 "팔각산에서 이곳까지 흘러 내려오는 물이 이 바위 저 바위에 쥐어박히고 나무뿌리 풀뿌리에 긁혀 이곳 조연(槽淵)까지 이를 때는 아마도 상처뿐인 영광만 있을 건데 여기서 그 억울한 심정을 못 이겨서는 조연(槽淵)에서 모였다가 구정담(臼井潭)으로 떨어지는 삼천궁녀(三千宮女)가 되었지만 도리어 반짝이는 옥가루로 변하여 옥계(玉溪)를 옥(玉)이 흐르는 강으로 만들고 저 아래 오십천까지 흘러내리도록 하고 있으니 옥계(玉溪)의 37경(景)은 어느 하나 이쁘지 않은 것이 없다.  

 

다음은 구정담(臼井潭)을 읊은 손성을(孫星乙) 선생의 시(詩) 한 수(首)이다. 

    

우물의 형용은 절구와 같아 공잇돌 하나면 적당한데   井臼形容一石宜

방아를 찧고 나면 또 다시 맑은 물이 흐를 것이니    撞舂已罷更淸漪      

우물을 친 후에도 먹지 못할까 누가 일찍 걱정하는가!    渫而不食誰曾畏

요행히 고을이 옮겨가더라도 이것만은 남아 있을 것이네.   所幸邑移爾莫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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