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계(玉溪)에는 이렇게 신령(神靈)을 모시기 위하여 향(香)을 태우는 향로봉(香爐峰)이 있고 깊은 밤에 초청된 신령들이 영덕을 밝게 바라볼 수 있도록 초를 세워 불을 밝힐 수 있도록 한 촛대암(燭臺巖)이 바로 이 향로봉(香爐峰)과 나란히 서 있다. 이는 결코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은 아닐 것이다.
향로봉(香爐峰)에 향이 피어올라 옥계(玉溪)의 전체를 향기(香氣)로 가득 채우고 또 촛대암(燭臺巖)의 촛불이 타올라 옥계의 구석구석을 환한 밝음으로 가득 채운다면 옥계(玉溪)는 영덕의 명승절경(名勝絶景)으로 다시 한번 세상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것이다.
촛대암(燭臺巖)은 또한 “우뚝 서 있다.” 하여 입암(立巖)이라 하기도 한다. 입암(立巖)으로 옛 강원도 고성군 고성면 해금강(海金剛)의 입석포(立石浦)에 위치한 것이 유명하다.
이에 대한 옛사람의 시 한 수가 있다.
바람과 물결 속에 우뚝 솟아 기이한데 屹立風濤百丈奇
당당한 돌기둥을 바로 이곳에서 보느니 堂堂柱石見於斯
당장 하늘 무너질까 근심하여 보지만 今時若有憂天者
조만간에 떠받칠 이 너 아니면 누구이겠는가 早晩扶傾舍厼誰
다음은 침수정((枕漱亭)에서 촛대암(燭臺巖)을 읊은 침류재(枕流齋) 손성을(孫星乙) 선생께서 다음과 같이 한 수의 시이다.
청구(靑邱) 우리나라는 바로 춘대(春臺)인데 靑邱世界卽春臺
밝은 빛따라 가는 곳에 옥과 같은 촛불이 타오르고 隨處光明玉燭開
향로(香爐) 가까운 곳에 누가 너를 꽂았는지 緊傍香爐誰揷爾
일렁이는 그림자는 골짜기를 가득 채우네. 滎然影子鎭窮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