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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8경(景)- 촛대암(燭臺巖)

고향신문 기자 입력 2024.05.10 10:13 수정 2024.05.10 10:20

영덕의 명승절경 옥계 37경을 찾아서(9)
| 영덕문화원 이완섭 사무국장

촛대암(燭臺巖)은 “침수정(枕漱亭) 앞, 병풍암(屛風巖)의 왼쪽 끝부분과 향로봉(香爐峯)사이에 촛대와 같이 우뚝 솟아 있다.” 하여 붙은 이름이다. 촛대는 전등(電燈)이 없던 예전에는 어둠을 환하게 밝히기 위하여 초를 세우는 구실을 톡톡히 했다. 늦은 밤 조상(祖上)을 모시거나 신령(神靈)을 맞이하고자 하는 제례(祭禮)에 있어서도 살아있는 우리와 서로를 알아볼 수 있게 할 정도의 빛을 밝혀주는 중요한 제기(祭器)로서의 구실을 톡톡히 하였다.


옥계(玉溪)에는 이렇게 신령(神靈)을 모시기 위하여 향(香)을 태우는 향로봉(香爐峰)이 있고 깊은 밤에 초청된 신령들이 영덕을 밝게 바라볼 수 있도록 초를 세워 불을 밝힐 수 있도록 한 촛대암(燭臺巖)이 바로 이 향로봉(香爐峰)과 나란히 서 있다. 이는 결코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은 아닐 것이다.


향로봉(香爐峰)에 향이 피어올라 옥계(玉溪)의 전체를 향기(香氣)로 가득 채우고 또 촛대암(燭臺巖)의 촛불이 타올라 옥계의 구석구석을 환한 밝음으로 가득 채운다면 옥계(玉溪)는 영덕의 명승절경(名勝絶景)으로 다시 한번 세상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것이다.


촛대암(燭臺巖)은 또한 “우뚝 서 있다.” 하여 입암(立巖)이라 하기도 한다. 입암(立巖)으로 옛 강원도 고성군 고성면 해금강(海金剛)의 입석포(立石浦)에 위치한 것이 유명하다.


이에 대한 옛사람의 시 한 수가 있다.

 

바람과 물결 속에 우뚝 솟아 기이한데 屹立風濤百丈奇

당당한 돌기둥을 바로 이곳에서 보느니 堂堂柱石見於斯

당장 하늘 무너질까 근심하여 보지만 今時若有憂天者

조만간에 떠받칠 이 너 아니면 누구이겠는가 早晩扶傾舍厼誰

 

다음은 침수정((枕漱亭)에서 촛대암(燭臺巖)을 읊은 침류재(枕流齋) 손성을(孫星乙) 선생께서 다음과 같이 한 수의 시이다.

 

청구(靑邱) 우리나라는 바로 춘대(春臺)인데 靑邱世界卽春臺

밝은 빛따라 가는 곳에 옥과 같은 촛불이 타오르고 隨處光明玉燭開

향로(香爐) 가까운 곳에 누가 너를 꽂았는지 緊傍香爐誰揷爾

 

 

 

일렁이는 그림자는 골짜기를 가득 채우네. 滎然影子鎭窮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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